[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믿었던 마무리 정우람이 무너졌다. 올시즌 2번째 블론세이브, 3번째 패전이다. 한화 이글스는 4연패 늪에 빠졌다.
한화는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 전에서 4대5, 9회말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시작은 좋았다. 2회초 최인호와 이용규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뽑았다. 하지만 2회말 KT의 반격에 곧바로 2점을 내줬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한화 선발투수 채드벨이 갑작스런 어깨 통증을 호소한 것. 결국 한화는 3회부터 불펜을 풀가동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다음날이 휴식일인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다행히 한화 투수진은 9월 들어 한결 안정된 기량을 뽐내고 있었다. 특히 강재민과 정우람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이날 경기 전까지 2.39에 불과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이를 믿고 총력전에 나섰다. 박상원이 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5회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안영명도 황재균을 병살 처리하는 등 깔끔하게 1이닝을 막아냈다. 6회 윤대경이 1사 2,3루의 위기를 맞이하자 강재민이 실점 없이 끊어냈다. 7회 강재민이 2사 1,2루 실점 위기에 처하자 김종수가 불을 껐다.
선발투수가 2이닝만에 교체된 경기. 강제 '불펜 데이'였지만, 6이닝 무실점의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타선도 4점을 뽑아내며 2점차 리드. 특히 8회 KT 필승조 주권을 상대로 1점을 뽑아 분위기는 한화의 것이었다.
하지만 9회말 마무리 정우람이 무너졌다. 정우람은 첫 타자 장성우에게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배정대에게도 볼넷을 허용,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송진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어차피 정우람보다 믿을만한 불펜 투수는 없는 상황. 교체는 없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대타 대신 심우준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했다.
1사 2,3루에서 조용호의 타구는 원바운드 후 1루수 브랜든 반즈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마음이 급했다. 반즈는 공을 빼는 과정에서 공을 흘렸다. 2타점짜리 안타를 내야안타로 막아낸 보람은 있었지만, 아웃카운트는 추가하지 못했다. 이어 황재균은 다소 빗맞은 듯한 타구를 힘으로 외야까지 보내 희생플라이를 만들어냈다. 4-4 동점.
로하스의 타구는 중견수와 2루수, 우익수 사이로 떠올랐다. 3명 사이의 미묘한 위치에 떨어지는 공을 아무도 잡지 못했다. 어차피 투아웃 상황이라 내달리던 대주자 송민섭은 그대로 홈까지 질주했다. 당황한 한화 수비진은 제대로 된 중계 플레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송민섭이 홈을 밟았고, 경기는 KT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