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타일러 윌슨이 모처럼 위기에서 노련한 경기운영능력을 과시하며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윌슨은 17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게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6안타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LG가 9대1로 이겨 윌슨은 시즌 9승째를 거뒀다. 잠실에서는 시즌 첫 승.
윌슨이 올시즌 무실점 투구를 한 것은 지난 5월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6이닝 2안타 무실점)에 이어 두 번째다. 윌슨은 지난 1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동안 11안타로 8실점하는 등 최근 3경기에서 18이닝 동안 17실점을 했다. 이날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로테이션을 한 번 건너뛰었으면 하는 의사를 본인한테 물었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해서 그냥 가기로 했다"며 "직구 스피드는 여전히 나오지 않는데다 제구가 안되니까 가운데로 몰리면서 안타를 맞는다. 제구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윌슨은 이날 안정적인 코너워크에 공의 높이를 타자의 무릎 이하에서 유지하는 등 올시즌 들어 손에 꼽을 만한 제구력을 보여줬다. 4사구가 없었고, 특히 주무기인 투심과 커브를 결정구로 구사하며 땅볼을 유도해 수 차례 위기를 벗어났다.
윌슨은 1회초 3타자를 모두 범타로 잠재웠다. 그러나 롯데 타자들의 끈질긴 커트에 말리며 22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2회는 선두 이대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한동희를 루킹 삼진, 딕슨 마차도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투구수 10개로 가볍게 마쳤다.
3회에는 선두 이병규를 3루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정보근의 번트를 자신이 잡아 선행주자를 아웃시킨 뒤 안치홍과 정 훈을 잇달아 좌익수 플라이로 제압하고 무실점으로 넘겼다. 5-0으로 앞선 4회에 역시 10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요리했다. 5회에는 선두 한동희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마차도를 139㎞ 투심으로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이어 이병규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았으나, 정보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6회는 이날 최대 위기였다. 선두 안치홍과 정 훈에게 연속안타를 내주고 손아섭에게 또다시 좌전안타를 내줘 무사 만루. 그러나 윌슨은 전준우와 이대호를 잇달아 3루 땅볼로 유도해 3루주자를 홈에서 잡은 뒤 계속된 2사 만루서 한동희를 131㎞ 커브를 던져 우익수 플라이로 제압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윌슨은 7회에도 선두 마차도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이병규를 140㎞ 직구로 2루수 병살타로 잡아낸 뒤 대타 김준태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103개의 공을 던진 윌슨은 평균자책점을 4.50에서 4.26으로 낮췄다.
경기 후 윌슨은 잠실 첫 승에 대해 "정말인가? 몰랐다. 이전 21경기 대부분이 원정이었다. 홈에서 좋지 않았는데, 팬들이 야구장에 계셨다면 실망을 드렸을 것"이라면서 "지난 경기가 어려웠는데 조금씩 조정과 변화를 주려고 했다. 피칭 어프로칭이 부족했는데 그걸 부분을 보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6회 위기 상황에 관해 "땅볼을 유도해 병살을 잡고 2사를 만들려는 생각이었다. 5-0으로 리드하고 있어서 동료들의 수비를 믿고 던져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날 5타점을 쓸아담은 김현수에 대해서는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이고 최고의 리더고, 가장 중요한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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