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0장의 카드 중 9장을 투수에 쏟아부었다. 나머지 한 장은 메이저리그(ML) 진출을 노리는 '나승엽 붙잡기'였다.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을 마친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차 1라운드에서 예상대로 투수 김진욱(강릉고)을 지명한 롯데는 2라운드에서 ML행을 추진 중인 내야수 나승엽(덕수고)의 이름을 불렀다. 이후 3~10라운드 모두 투수 자원을 선발하면서 드래프트를 마무리 했다.
롯데의 나승엽 지명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 이번 2차 지명을 앞두고 몇몇 팀이 나승엽을 지명할 수 있다는 소식에 촉각을 세워왔다. 나승엽이 정식 계약 전 단계인데다, 코로나 여파로 내년 1월 국제지명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승부수를 걸어볼 만하다는 것이었다. 나승엽의 ML 도전 소식에 1차 지명 계획을 수정했던 롯데는 고심 끝에 2차 상위픽에서 그를 택하는 쪽을 택했다. 계약 가능성은 50대50이지만, 나승엽의 재능이라면 충분히 모험을 걸어볼 만하다는 판단을 했다. 롯데 김풍철 스카우트 팀장은 "나승엽은 해외 진출이라는 이슈가 아직 남아 있으나, 선수의 재능을 생각한다면 지명권을 잃게 되더라도 2라운드에서 지명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롯데는 1라운드 지명이 유력했던 김진욱(강릉고)을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을 모두 투수로 채웠다. 한 포지션에 드래프트 지명권 대부분을 투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 특히 롯데가 지난 수 년간 다수의 투수들을 지명하면서 유망주 풀이 적지 않은 것도 '투수 쏠림 현상'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코로나 여파로 각 팀이 올 시즌 뒤 재정 문제로 다수의 선수들을 정리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롯데의 지명에 여러 가지 해석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포지션 별 우선 순위를 두지 않고 선수의 기량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야구실력 및 개인이 가지고 있는 운동 능력과 뛰어난 모습을 찾는데 집중했다"며 "선수의 자질을 판단할 때도 지금 보이는 모습보다 향후 3~4년 이후를 내다 봤다. 올해 지명 선수들이 향후 팀 전력에 큰 힘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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