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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셋을 꿈꾸는 아래 팀 뿐 아니라 기다리는 KT 위즈, 정규시즌 우승팀 NC 다인스 입장에서도 최근 최다 우승팀 두산은 부담스러운 상대가 분명했다. 나란히 10월 MVP 후보에 뽑히며 한달 간 10승을 합작한 알칸타라와 플렉센은 자타공인 최강 원-투 펀치. 가을 경험을 듬뿍 지닌 야수들의 공-수 집중력은 설명이 필요 없는 두산의 강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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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2선승제로 줄어 첫 판 승부가 중요했던 준 플레이오프 1차전. 서울 라이벌 LG를 4대0으로 완파하며 미러클 두산이 가을 행군을 힘차게 시작했다.
선발 플렉센은 명불허전이었다. 선발 6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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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나, 우려가 있었다. 체감 기온 영하의 추운 날씨와 가을야구 첫 경험이란 점이었다.
따라가는 입장에서 상대 실수는 일종의 레버리지가 된다.
특히 단기전 처럼 투수들이 전력 피칭을 할 때는 상대 실수가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대량 득점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두산 내·외야진은 철옹성이었다.
0-4 리드를 내준 LG가 파고들 틈이 없었다. 내냐는 강습 타구를 척척 걷어냈고, 외야는 폭넓은 수비 범위로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다보니 LG 타자들은 부지불식간 강한 타구를 날리기 위해 힘이 더 들어갔다. 잇단 유인구 승부에 방망이가 크게 헛돌았던 이유다.
두산의 최대 약점은 불펜진이었다.
단단한 선발과 화려한 타선, 안정된 수비진에 비해 뒷문 불안이 늘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묘수를 냈다.
짧아진 준 플에이오프에 10승 투수 최원준을 과감히 허리로 돌렸다. 단기전에 구위가 좋은 투수를 미들맨으로 활용해 승기를 굳히는 방법. 김 감독이 과거 단기전에 재미를 봤던 전략이었다.
플렉센이 내겨갈 때만 기다리던 LG 타선을 맞은 건 최원준이었다. 플렉센 못지 않았다. 8회 1사까지 4타자를 상대로 3개의 탈삼진. "불펜진 중 구위가 가장 좋다"는 이승진이 바통을 이어받아 두 타자를 간단히 범타 처리했다.
이영하가 9회에 올라와 1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 했다.
너무나도 간단했던 불펜 릴레이. 불펜진 마저 더 이상 두산의 약점이 아님을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완전체로 진화한 두산 베어스. 가을만 되면 무섭게 변하는 미러클 두산이 또 한번의 전설을 향한 첫 걸음을 산뜻하게 뗐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