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어이없는 실책. 믿을 수 없는 전개가 마지막에 펼쳐졌다.
LG 트윈스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대9로 패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내준 LG는 3경기로 가을야구를 마무리하게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와의 단판 승부에서 이기며 힘겹게 준플레이오프에 올라왔지만 마지막 9부 능선을 넘지 못했다.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LG는 1차전과는 확실히 다른 집중력을 보여줬다. 4회초까지 0-8로 지고있을 때만 해도 완패라고 생각했지만 그 예측을 LG가 뒤엎었다. 로베르토 라모스의 연타석 홈런에 이어 채은성의 솔로포 그리고 가을 부진을 이겨낸 김현수의 투런 홈런까지. LG는 경기 중반 두산의 불펜을 완벽히 무너뜨리며 8점 차에서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두산의 추가 득점을 철저히 봉쇄한 LG는 마지막 9회만 남겨두고 있었다. 8회부터 등판한 마무리 고우석이 9회초만 무실점으로 막아준다면, 마지막 9회말에서 끝내기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만약 LG의 시도가 드라마틱한 역전승으로 끝났다면, LG는 KBO리그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점수차 역전승의 주인공이라는 신기록까지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단 한번의 실수가 모든 것을 무산시켰다. 9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허경민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경기 후반 대수비로 투입된 2루수 구본혁이 타구를 잡았다. 넉넉한 아웃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1루수 라모스에게 던진 공이 글러브 끝에 맞고 뒤로 흐르는 악송구가 되고 말았다. 타자 허경민은 1루에서 세이프 됐고, 1루에 있던 두산 대주자 이유찬은 2루에서 3루까지 향했다.
3루를 돈 이유찬이 주춤주춤 하다가 홈까지 파고 들기를 시도했다. 재빨리 커버에 나선 LG는 빠르게 홈을 지키던 포수 이성우에게 공을 던졌다. 이성우는 정상 포구를 했다. 타이밍상 넉넉하게 이유찬을 아웃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이성우는 앞만 바라보고 있었고 태그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이유찬의 슬라이딩은 완벽한 세이프였다.
허무한 수비 실책이 만든 실점이었다. 결과론이지만 만약 LG가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 하지만 너무나 허무한 수비 실책이 부른 추가 실점은 달아오른 LG의 열기에 찬물을 붓는 상황이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야수들의 릴레이 실수가 승리를 헌납하는 점수를 만들고 말았다.
LG 응원단은 삽시간에 조용해졌고, 더이상의 역전 의지를 잃은 LG는 가을야구 퇴장을 선언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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