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가을야구의 본능에 춤을 추는 것일까.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저력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철통같은 수비와 찬스를 놓치지 않는 강인함, 때론 무모할 정도로 보이는 허슬플레이까지 팀 컬러를 완벽하게 드러냈다. 2연승으로 가볍게 몸을 푼 두산의 진군은 경쾌하기만 하다.
'발야구의 부활'도 눈에 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은 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특히 7득점 빅이닝을 연출했던 4회초엔 박세혁과 허경민이 잇달아 베이스를 훔치면서 LG 트윈스 마운드를 흔들었다. 발로 쌓은 득점은 두산이 LG에 끝내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원동력이 됐다.
두산의 발야구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전망. 중립 구장인 고척돔은 인조 잔디가 깔려 땅볼 타구 속도가 빠르고 수비는 까다롭다. 외야 펜스 거리가 멀고 좌우가 깊어 홈런은 적지만 장타가 많이 터지는 구장으로 꼽힌다. 출루만 한다면 발 빠른 타자들은 상황에 따라 한 베이스 정도는 충분히 노릴 찬스가 생긴다. 두산이 도루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KT 마운드를 흔드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KT 주전 포수 장성우의 올 시즌 도루 저지율이 2할6리로 약한 것도 두산이 눈여겨볼 부분.
KT 이강철 감독도 두산의 발야구에 경계 고삐를 당겼다. 그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복기하며 "역시 기동력이 필요하다. (4회초 도루에서) 두산이 우르르 점수를 냈다"며 "당장 특별한 수를 만들 수는 없지만, 두산이 워낙 많이 뛰는 팀인 만큼 장성우에게 신경을 좀 쓰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KT엔 근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두산보다 더 위력적인 발야구를 갖춘 팀은 KT다. KT는 정규시즌 팀 도루 106개(두산 88개)로 10개 구단 중 3위였다. '도루왕' 심우준(35개)을 비롯해 배정대(22개) 조용호(12개) 황재균(11개) 등 빠른 발을 갖춘 타자도 많다. 두산 포수 박세혁의 도루 저지율이 1할9푼2리에 불과하다는 점도 KT가 주목하는 대목. 이 감독은 "심우준에게 '갈 땐 과감하게 가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심우준이 출루하면 상대 투수뿐만 아니라 수비도 흔들린다. (도루 해서) 살면 우리에게 좋은 것"이라며 "최만호 코치가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 준비를 잘 할 것"이라고 눈을 빛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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