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해 10개팀 사령탑 가운데 '맏형'인 LG 류중일 감독이 현장을 떠나면서 KBO리그 감독 시장은 더욱 '정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960년대 생 사령탑은 이제 KT 이강철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 둘만 남게 됐다. KBO리그 감독 집단이 50대가 아닌 40대가 주축 세력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젊은 사령탑을 선호하는 건 한미일 프로야구의 공통된 트렌드지만, 그렇다고 '올드 보이'들의 설 자리가 사라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최근 76세의 토니 라루사 전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해 눈길을 끌고 있다.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 4차례 올해의 감독상 수상에 빛나는 라루사 감독은 201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물러난 이후 9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현역 최고령 사령탑이 된 그에 대해 화이트삭스 구단은 "젊은 유망주들을 키운 경륜과 노하우에 기대를 건다"고 했다.
현재 사령탑이 공석인 구단은 LG를 비롯해 키움, 한화 등 3개 팀이다. 얼마 전 SK가 김원형 두산 투수코치를 사령탑으로 영입해 40대 감독이 한 명 또 늘었다. SK는 올해 염경엽 감독이 건강 문제로 이탈하면서 박경완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렀다.
LG, 키움, 한화 구단은 감독 인선 기준에 나이를 특정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를 살펴보면 젊은 인사들을 주로 후보군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카리스마보다는 부드러운 리더십, 직관보다는 데이터를 중시하는 야구관, 일사불란한 명령보다 소통 능력을 지닌 감독을 원한다는 것이다. 40대 감독을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앞서 이러한 기조에 맞춘 듯 1년 전 삼성과 롯데, 키움 그리고 2년 전에는 NC가 각각 40대 사령탑을 전격 선임한 바 있다.
KBO리그는 한때 4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감독들이 동시에 포진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 적이 있다. 2016년만 보더라도 70대 한화 김성근, 60대 SK 김용희, 50대 NC 김경문, KT 조범현, LG 양상문, 삼성 류?일, 40대 두산 김태형, 넥센 염경엽, KIA 김기태, 롯데 조원우 감독 등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이 때문만은 아니지만 2016년은 KBO리그가 관중 80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선 시즌이다. 직관, 데이터, 뚝심, 믿음, 관리, 소통 등 감독들은 저마다의 철학을 앞세워 흥미진진한 레이스를 벌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수 출신 단장이 늘어나고 심지어 사장까지 생겨나는 상황에서 프런트의 방침과 방향을 따르면서 현장만을 책임지도록 초보 감독을 앉히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버렸다. 각 구단들은 이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믿고 있다. 육성 시스템, 재활 파트, 전력 분석, 스카우트 담당 등 모든 분야가 전문화돼가고 있는 마당에 감독 자리도 전문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적, 궁극적으로는 우승을 위한 효과적인 인사라고 하지만, 구단간 서로 다를 것이 없는 '정형화'된 틀에 맞는 감독을 찾는 건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팬들을 위한 프로야구는 다양성이 생명이다. 산전수전 다겪은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들, '전 감독들'의 컴백이 마냥 시대를 거스르는 일은 아닐 듯싶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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