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김재환의 타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4번 타자의 자존심도 함께 살아났다.
두산 베어스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대1로 승리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잡은 두산은 한국시리즈까지 이제 1승만 남겨뒀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두산 공격의 중심에는 김재환이 있었다. 김재환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활약을 펼쳤다. 1차전에서는 KT 선발 투수 소형준을 상대로 첫 안타를 친 타자가 바로 김재환이었다. 이날 소형준은 이강철 감독이 "국가대표 선발 투수를 찾은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구위, 제구 모든 것이 완벽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미리 예열을 마친 두산이지만 소형준을 상대로 3회까지 안타 1개도 치지 못할 정도로 눌려 있었다.
그러나 김재환이 첫 안타의 주인공이었다.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 단 하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좋은 코스로 연결시켰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점수였다. 김재환은 뒤이어 8회초에는 0-0 균형을 깨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2차전에서는 중요한 타점이 모두 김재환 손에서 해결됐다. 2회 첫 타석 안타 이후 팀의 첫 득점을 올린 김재환은 3회초 2-1을 만드는 1타점 적시타를 추가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강속구를 상대로 3B에서 만든 과감한 안타였다.
KT가 멜 로하스 주니어의 솔로 홈런으로 1점 차 추격에 나서자, 두산은 5회초 더 달아났다. 이번에도 김재환이 해결했다. 무사 만루에서 데스파이네가 내려가고 유원상이 등판했다. 김재환은 유원상을 상대로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분위기를 완전히 두산쪽으로 끌어왔다. 김재환은 경기 후 기자단 투표에서 2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2차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김재환은 "찬스를 해결해야 한다는 조바심은 전혀 없다. 다른 선수들도 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4번타자가 아니고 팀의 일원으로서 출루하고,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두산은 '해결사'가 필요했고, 그 역할을 김재환이 맡아주면서 2선승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2017년도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7타수 8안타 타율 4할7푼1리 3홈런 9타점으로 맹타를 터뜨렸던 김재환은 3년만에 돌아온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다시 한번 강렬한 존재감을 터뜨렸다.
김재환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포함해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아직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홈런이 적게 나오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결사 역할에 개의치 않는다는 그의 말처럼 지금 홈런은 중요하지 않다. 단기전에서는 누구든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김재환이 주인공을 맡았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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