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훔치려는 자와 잡으려는 자.
현대 야구에서 중요성이 줄고 있지만 도루를 의미하는 스틸이 경기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막대하다.
특히 단기전에서 도루 성공 여부는 절대적이다. 각 팀 마다 엔트리를 하나 줄여가면서도 확률 높은 대주자 요원을 끼워 넣는 이유다.
이번 포스트시즌의 뛰는 야구는 두산 베어스의 몫이었다.
LG와의 준 플레이오프에서 결정적인 4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실패는 없었다.
KT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실패는 단 1개였다.
반면, 두산은 상대 팀의 발야구를 철저히 봉쇄했다.
LG는 준 플레이오프에서 단 하나의 도루도 시도하지 않았다.
KT는 3차례 시도해 딱 1번 성공시켰다. 2차례의 도루자를 기록했다.
결국 시리즈 향방은 더 많이 뛰고, 덜 뛰게 한 두산의 승리였다.
그 두산 앞에서 NC 리드오프 박민우가 뛰는 야구를 천명했다.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박민우는 "팀에서 맡은 역할은 시즌과 다르지 않다. 내 역할은 상대를 흔들고, 센터라인에서 투수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자가 '시즌 막판 많이 뛰지 않았다'는 말에 박민우는 "당시는 정규 시즌 순위도 정해졌기 때문에 굳이 뛰다가 다칠 위험 있어 뛰지 않았다. 지금은 다리 상태도 좋다. 기회가 오면 언제든지 뛰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맞설 박세혁은 저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KT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결정적인 도루 저지로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시즌 중에는 저지율 낮다는 소리(0.192)를 들었지만 플레이오프 때 KT도 많이 뛰었는데 저지하고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저지할 자신이 있다고 장담했다.
시즌 중 NC의 도루는 101차례로 4위, 성공률은 72.7%였다. 두산은 88도루로 6위, 성공률은 70.4%였다.
NC 포수 양의지는 도루저지율 0.429로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높은 저지율을 기록했다.
박세혁은 "양의지 형과의 대결에 이목이 집중될 거라 생각했다. 의지형에게 많이 배웠고, 보면서 자랐다. 이번 대결 구도 속에서는 좋은 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당찬 도전장을 냈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