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기회가 적어 보여주지 못했다는 말은 하지 말라."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가장 큰 관심을 받는 팀 중 하나가 바로 창원 LG다. 지난 세 시즌 현주엽 감독의 지휘 아래 성적은 부족했지만, 인기팀으로서의 명성을 되살렸다. 여기에 성적까지 더해야 한다는 책무를 조성원 신임 감독이 이어 받았다. 조 감독은 부임 후 '공격 농구'를 외치며 LG의 신바람 농구 부활을 자신했다.
LG는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치른 14경기에서 6승8패를 기록했다.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을 성적이지만, 객관적인 LG의 전력을 생각하면 아주 못하지도 않았다. 특히 17일 선두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73대68로 승리하며 2연패를 탈출하고, 홈 4연승을 이어갔다는 점에 의미가 있었다.
조 감독은 이날 4일 안에 3경기째를 치러야 하는 일정 탓에 선수들을 고루 기용했다. 특히, 그간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던 포워드 최승욱이 26분11초를 소화했다. 주전인 김시래, 캐디 라렌보다도 많은 시간 코트에서 뛴 것. 8득점 6리바운드 3스틸로 기록면에서도 나쁘지 않았지만 조 감독은 다른 부분을 칭찬했다. 상대 주포인 이정현 수비를 위해 스타팅으로 내보냈는데, 이정현 수비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적인 플레이를 했다는 점이었다. 조 감독은 "감독이 주문한 플레이를 열심히 해주니 출전 시간이 계속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농구 철학을 설명했다. 조 감독은 "나도 선수 때 느꼈던 부분이다. 선수들은 경기에 뛰지 못하면 '기회가 적어 내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불만을 갖는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기회는 열심히 하면 누구에게나 돌아간다. 그 기회는 선수가 잡는 것이다. 최승욱은 그 부분을 정확히 캐치했다"고 밝혔다.
보통 식스맨이나 백업 선수들의 경우 어렵사리 출전 기회를 잡으면 무언가 보여주기 위해 팀에 해를 끼치는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이내 벤치로 들어가고 마는 것인데, 선수들은 '감독이 나를 싫어한다'며 불만을 갖는다. 하지만 최승욱이 모범 사례를 보여줬다. 코칭스태프가 주문한 수비부터 집중했고, 그 역할을 잘하니 코트에서 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출전 시간을 늘리니 자연스럽게 공격 찬스도 오고 득점도 늘었다.
조 감독은 그러면서 2년차 센터 박정현의 예를 들었다. 박정현은 지난 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LG에 입단한 기대주. 하지만 좀처럼 자기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조 감독은 박정현을 향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박정현의 경우 대학 시절 하고 싶은대로 다했다. 실력, 신체적으로 자신을 이기는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프로는 다르다. 물론, 시간을 부여 받으면 잘할 수 있는 선수이지만 조금 더 연습을 해야 한다. 경기에 들어가면 일단 부딪혀보고 열심히 하는 것이 2년차 선수가 보여줘야 하는 모습이다. 그런 면에서 눈을 떠야 한다. 기술적인 것보다 프로로서 적응하는 모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LG에 오기 전까지 명지대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고려대 소속으로 대학 무대를 평정한 박정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박정현이 조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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