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너무 안 맞는다. 박건우가 1번을 보는게 가장 이상적인데, 좋지 않다. 오재일도 너무 안 맞는다."
김태형 감독은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팀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해줘야할 세 선수의 부진 때문이다.
정규시즌 기준 박건우는 리드오프, 페르난데스는 강한 2번, 오재일은 3번과 5번을 오갔다. 말 그대로 두산 공격의 핵심들이었다. 박건우는 시즌 막판 부상에 흔들리며 허경민에게 톱타자를 내줬지만, 이후에도 클린업 트리오 또는 그에 준하는 타순을 지켰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세 선수의 부진은 심각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오재일은 27타수 3안타, 박건우는 24타수 3안타, 페르난데스는 26타수 5안타에 그쳤다. 세 선수의 성적을 합산하면 77타수 11안타(타율 0.143)에 불과하다. 1차전에서도 페르난데스는 병살타 2개를 치며 찬스마다 맥을 끊었고,, 오재일과 박건우도 무기력했다.
김 감독은 고민 끝에 가장 부진한 세 선수를 7~9번으로 내리는 파격 라인업을 선보였다. 스타팅 멤버에는 변화가 없지만, 타순은 두산답지 않은 대격변이었다. 정수빈이 2번, 박세혁이 5번에 배치됐다.
어차피 팀 분위기와 수비, 장타력 등을 고려하면 라인업에서 제외하기 힘든 선수들이다. 그렇다면 공격 흐름이 끊기지 않게 아예 하위 타선에 옹기종기 모아놓은 선택. 올시즌 박건우는 9번타자로 5경기 출전 경험이 있지만, 페르난데스와 오재일은 한번도 서본적 없는 타순이었다.
김 감독의 한수는 멋지게 성공했다. 페르난데스는 2회 첫 타석 안타에 이어 9회에는 NC 문경찬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쐐기포를 쏘아올렸다. NC가 9회 1점차까지 따라붙은 것을 감안하면 정말 귀중한 한방이었다.
오재일도 4타수 2안타, 박건우도 3타수 1안타로 컨디션을 조율했다. 특히 박건우는 4회말 1사 만루에서 애런 알테어의 우익수 플라이 때 송곳 같은 홈송구로 양의지를 잡아내며 결정적인 순간을 뜨겁게 달궜다. '부진 3총사'의 오명을 떨쳐낸 한 경기였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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