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도전자' 김하성(키움 히어로즈)에 대한 현지의 평가가 하늘을 찌를듯 하다. 빅리그에서 수년간 검증된 디디 그레고리우스(필라델피아 필리스),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보다 김하성의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
김하성은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이 공개한 2021시즌 판타지리그 선수랭킹에서 톱100 안쪽인 96위에 선정됐다.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할 저스틴 터너(102위, LA 다저스)보다 높은 위치다. 최지만(271위)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김하성이 유격수 부문 전체 16위를 차지했다는 점. 올시즌 FA 유격수 랭킹 톱을 다투는 그레고리우스(20위), 안드렐톤 시몬스(31위)를 제친 순위다. 1위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고 파드리스), 2위는 트레이 터너(워싱턴 내셔널스)였다.
김하성은 파워와 정교함, 스피드를 두루 갖춘 막강한 툴의 소유자다. 올시즌 KBO리그에서 타율 3할6리 30홈런 109타점 2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21로 눈부신 성적을 남겼다. 무엇보다 30대 초입에 접어든 두 선수에 비해 25세에 불과한 나이가 독보적이다.
판타지리그의 특성도 있다. 판타지리그는 팬들이 가상의 팀을 만들어 드래프트를 하고, 소속 선수들이 매 경기 올리는 안타와 타점, 득점, 평균자책점 등의 기록에 따라 매겨진 점수를 집계해 총점을 다투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따라서 다양하게 수치화된 항목에서 눈에 띄는 기록을 올릴 수 있는 선수에 대한 평가가 실제보다 높을 수 있다.
김하성의 주력이나 장타력에 대한 빅리그 관계자들의 평가는 높다. 따라서 김하성이 KBO리그에서 보여준 홈런과 도루, 타점 능력이 유지된다고 보면, 그레고리우스나 시몬스보다 높은 가치를 지닐 수 있다. 특히 시몬스의 최대 장점인 화려하면서도 안정된 수비력은 판타지리그에서 눈에 띄지 않는다. 판타지 유저 입장에선 김하성이 설령 주전 유격수를 차지하지 못한다 해도, 2루와 3루 등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하는 선수인 만큼 기대에 걸맞는 누적 기록을 기대할 수도 있다.
김하성은 지난 25일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했다. MLB 30개 구단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부터 오는 12월 25일 오전 7시까지 김하성과의 계약을 추진하게 된다. 계약 규모는 현지 매체들마다 천차만별이지만, 4~5년 이상의 장기 계약이 가능하다는 평가는 일치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