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25)은 평생 '학교폭력(학폭)'이란 주홍글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들은 지난 10일 '학폭' 논란이 가시화된 이후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날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배구인들이 전하는 이야기다. 일부 배구인들은 말한다. "쌍둥이 중에 이재영의 기량은 이대로 파묻히기에는 매우 아깝다. 이재영만이라도 선처를 해주면 안되는 것이냐"는 것이 골자다. 배구인들도 안타까운 마음에 이런 이야기를 잠시 떠올리지만, 이재영-이다영이 일으킨 사회적 파장과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의 무게를 생각하면 이내 자신들의 발언을 거둬들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재영은 적어도 향후 5년은 한국 여자배구를 이끌 수 있는 기량을 가지고 있다. 이미 V리그 뿐만 아니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등 국제 무대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하지만 더 이상 국내에선 뛰기 힘들다. 소속팀 흥국생명에서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고, 대한민국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 당했다.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쌍둥이'가 흥국생명에 복귀하더라도 '학폭' 비난여론은 다시 들끓을 수밖에 없다. 소속팀 흥국생명은 또 다시 집중포화를 맞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팀 분위기도 좋아질 수 없다. 동료 선수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것이고, 결국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흥국생명은 이들의 기량이 아쉬워 임의탈퇴로 묶어두겠지만, 타팀에서도 비난여론이 두려워 '쌍둥이'를 영입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국내에선 잠정적 은퇴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해외진출이 배구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복수의 배구 관계자는 "이재영과 이다영이 더 이상 국내에서 배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에이전트들이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진출 이슈를 놓고 '쌍둥이'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탈리아, 터키 등 해외 톱 리그에서 뛰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 아래급 리그에선 뛸 수 있지 않을까. 다만 이재영 정도만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 결과, 해외진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협회의 선수 국제이적 규정에 성폭력, 폭력, 승부조작 등 사회적 물의를 야기시켰거나 배구계에 중대한 피해를 입한 자는 해외진출 자격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있다. 해외 팀에서 선수 영입을 원하더라도 협회는 이적 동의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흥국생명 고위 관계자는 '쌍둥이'의 해외진출과 관련해 "그런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 현재 해외진출과 관련된 것을 논의할 시기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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