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제가 위기 탈출 전문가."
'우승 명장'에서 '위기에서 강한 사나이'로 변신한 전창진 감독의 전주 KCC가 먼저 웃었다.
KCC는 2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85대75로 승리했다.
경기 직전 에이스 송교창의 돌발적인 부상 이탈로 중대 악재를 맞은 KCC였지만 전 감독의 '예언가' 기질이 재입증된 첫판이었다. 전 감독의 예언을 적중하도록 만든 비결은 뭘까.
6강 PO를 느긋하게 구경하며 전자랜드-오리온전을 치밀하게 분석한 KCC의 대비가 돋보였다. 여기에 조나단 모트리(전자랜드)의 6강 돌풍을 잠재운 '베테랑' 라건아가 있었다.
두 팀은 오는 23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송교창 없어도'…'예언가' 전창진의 적중
사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KCC의 승운은 없어보였다.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MVP(최우수선수) 송교창이 발등 부상으로 결장했기 때문이다. 정밀검사에도 정확한 통증 원인을 알 수 없는 황당한 부상이었다. 전 감독은 경기 전 송교창의 부상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 본다"며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표정에서는 어딘가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게 묻어났다. "첫 게임 먼저 접어주기 위해 송교창이 빠졌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주변에서 "이런 위기에서 승리하면 더 큰 뉴스가 되지 않겠느냐"고 위로하자 "제가 그런 쪽에 전문가 아닙니까"라고 자신감을 보이더니 그에 맞는 결과물을 내놨다. 전 감독의 '믿음'도 적중했다. 송교창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김상규을 주로 투입했는데 김상규가 수비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하고, 중요한 순간 공격 보탬도 좋았다. "김낙현에게 점수를 주더라도 모트리 막는데 집중하겠다"던 전 감독은 "라건아가 믿고 맡겨달라더라. 믿어본다"고 했다. 이 역시 적중했다.
'전문가' 라건아 "모트리 봤지?"
4강 PO의 주요 관심사는 '모트리 돌풍이 이어지나'였다. 정규리그 막판 뒤늦게 영입된 모트리는 설린저(KGC)와 함께 6강 PO를 뒤흔든 '괴물 용병'이었다. KCC에선 송교창이 빠졌으니 모트리의 위력이 한층 빛날 것 같았다. 하지만 백전노장 라건아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예측이었나보다. 라건아는 경기 초반부터 모트리와의 맨투맨에서 완전히 압도했다. 크게 힘들여 뛰지 않는 듯 해 보여도 모트리의 동선을 미리 알고 차단했고, 리바운드 대결에서도 조금도 밀림이 없었다. 전반에 이미 라건아는 14득점-9리바운드, 모트리는 3득점-4리바운드에 그쳤다. 둘의 점수 차가 팀의 점수 차와 비슷했다. 3쿼터에 전자랜드는 한 차례 역전에 성공하며 추격의 고삐를 죄는 듯했다. 모트리의 공격이 살아나면서다. 하지만 말 그대로 잠깐이었고, 라건아는 3쿼터에 이미 더블더블이 기록하며 한국농구 전문가의 향기를 뽐냈다.
전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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