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성남FC 김남일 감독은 21일 FC서울 원정에 작심하고 나왔다. 뮬리치, 밀로스, 권순형 권완규 등 주전급 자원을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경기 출전 기회가 적은 조성욱 장효준 이재원 등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고 일단 버티겠다"는 말에서 이날 컨셉이 '선수비 후역공'이라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었다.
실제로 성남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4라운드에서 파이브백을 중심으로 하는 두 줄 수비를 선보였다. 공을 소유한 채 빠른 패스웍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익수볼' 맞춤 전술이었다. 김 감독은 올시즌 두 번의 서울전에서 이같은 전술로 1승 1무 우위를 점한 바 있다. 특히 지난 5월 21일 서울 원정에선 숫적 열세를 딛고 1대0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기 전 김 감독은 "그때와 같은 패턴"으로 승리하겠단 각오를 밝혔다.
성남의 작전은 경기 시작 후 후반 27분까지 72분간 먹혀들었다. 몸을 던지는 투혼 수비와 불혹의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의 선방으로 버티고 또 버텼다. 지난 9골을 모두 후반에 기록했던 서울은 또 한 번 전반에 득점하지 못한 채 불안하게 후반전을 맞이했다.
서울 입장에서 답답한 경기에 차이를 만든 건 다름 아닌 구단이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큰돈을 들여 영입한 일류첸코였다. 경기 전 K리그 100경기 출전 기념식을 진행했던 일류첸코는 벤치에서 대기하다 하프타임에 강성진과 교체돼 들어갔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기념식 때문에" 일류첸코를 벤치에 앉혀뒀다고 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인 수였다.
일류첸코는 기대에 십분 부응했다. 후반 28분, 나상호의 코너킥이 문전 앞에서 수비에 맞고 굴절돼 뒤쪽으로 흘렀다. 이를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득점했다. 기세를 탄 일류첸코는 37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상민의 헤더 패스를 재차 헤더로 연결하며 또 한 번 골망을 흔들었다. 앞서 2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지 못했던 일류첸코는 서울 데뷔전이던 대구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바로 그 골대에 멀티골을 꽂았다. 일류첸코가 포항, 전북, 서울 소속으로 100경기에 출전해 넣은 골은 49골(13도움)이다.
일류첸코의 멀티골에 힘입은 서울은 2대0 스코어를 끝까지 지켜내며 지난라운드 김천전 2대1 역전승 이어 2연승을 질주했다. 9승 9무 9패 승점 36점을 기록, 강원(33점)을 끌어내리고 7위를 탈환했다. 그룹A 마지노선인 6위 수원FC(36점)과는 승점 동률이다. 반면 최하위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성남(18점)은 3연패 늪에 빠졌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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