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호주)=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영광인데요?"
'홈런 타자'가 땅볼을 치기 시작했다. '잘친다'고 혀를 내두르는 사람도 생겼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현역 시절 '홈런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KBO리그에서만 467개의 아치를 그리면서 통산 홈런 1위 기록을 세웠고, 여전히 홈런 1위는 이 감독의 이름이 써있다.
감독으로 맞이한 첫 스프링캠프. 이 감독의 손에는 여전히 배트가 들려있었다. 35도까지 향해간 무더위에 이 감독은 오전 펑고 훈련 때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내야 곳곳에 이 감독의 타구가 향했고, 두산 야수들은 몸을 날려 공을 잡았다. 내야수 전민재가 몸을 날려서 공을 잡아내자 이 감독은 배트를 잠시 내려놓고 박수를 치며 기운을 복돋아주기도 했다.
훈련을 앞두고 이 감독은 '펑고를 칠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선수들이 불편해할 거 같다"고 답했다. 그랬던 이 감독이 펑고를 날린 이유는 하나. 선수단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함이었다.
이 감독은 "장타자지만 나는 '따박 따박' 치는 걸 좋아한다. 열심히 하니 좋다"라며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도 하고 팀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우리 코칭스태프가 해야 하는 일이다. 선수들에게 펑고를 치는 건 잘 없을 일이다. 오늘은 몸도 한 번 움직여보고 날씨가 더운 만큼 함께 하면서 어느정도 체감인지 느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어 "(선수들이) 잘하더라. 펑고를 칠 ?? 보니 다이빙캐치도 하고 하고자 하는 노력과 의지가 강하다. 단순히 의지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좋은 실력도 가지고 있다. 이런 장점을 코치들이 잘 살려서 경기 때 나온다면 팀이 무섭게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감독의 펑고에 선수들도 미소를 지었다. 양석환은 "실수도 많이 없으시고 잘 치시더라"라며 "선수단에게 많이 신경 써주시는 거 같아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하루 저인 10일에는 선수들의 티 배팅 때 공을 토스하기도 했다. 김재환은 "떨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국민타자'로 활약했던 분이 이렇게 해주시니 영광"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국민타자'가 직접 나서는 훈련은 무엇일까. 이 감독은 "포수 플라이나 외야 펑고는 못한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시드니(호주)=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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