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베네수엘라가 강호들을 잇달아 물리치며 대회 첫 우승을 향해 쾌속 항진했다.
베네수엘라는 1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D조 2차전에서 푸에르토리코를 9대6으로 완파하고 2연승을 달렸다.
전날 이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도미니카공화국을 5대1로 누른 베네수엘라는 이날도 공수에서 빈틈없는 전력을 과시하며 역시 메이저리거들이 주축인 푸에르토리코에 완승을 거뒀다. 이제 베네수엘라는 약체로 평가받는 니카라과와 이스라엘를 상대로 2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4전 전승으로 2라운드 8강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좌완 선발 파블로 로페즈는 4⅔이닝 동안 2안타 6탈삼진 1실점의 깔끔한 피칭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로페즈는 지난 1월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미네소타 트윈스로 트레이드된 메이저리그 차세대 좌완 에이스다. 지난해 32경기에서 10승10패, 평균자책점 3.75를 마크했다.
반면, 푸에르토리코 선발 호세 베리오스는 1이닝 동안 5안타와 2볼넷을 허용하는 난조 속에 6실점(5자책점)하며 패전을 안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7년 1억3100만달러에 계약한 뒤 지난해 12승7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심한 기복을 보인 베리오스는 올해도 출발이 좋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1회 앤서니 샌탠더와 2회 살바도르 페레즈의 연속 3점포로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1회초 선두 호세 알투베의 상대 2루수의 실책 출루로 기회를 잡은 베네수엘라는 1사후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가 볼넷을 얻어 1,2루 찬스를 이어갔다. 이어 살바도르 페레즈가 우전안타를 날리며 알투베를 불러들여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 샌탠더가 베리오스의 몸쪽 낮은 85마일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스리런포로 연결했다.
2회에는 선두 알투베의 2루타, 루이스 아라에즈의 우전안타로 만든 1,3루 기회에서 4번 페레즈가 페르난도 크루즈의 82마일짜리 낮은 스플리터를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3점포를 작렬했다. 이어 베네수엘라는 4회 데이빗 페랄타의 적시타, 5회 페레즈의 2루타로 각 1점씩 보태 9-1로 크게 달아나며 경기 중반에 승부를 갈랐다.
전날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2회 동점 솔로홈런을 날린 샌탠더는 이틀 연속 대포를 가동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고, 페레즈는 4타수 4안타 5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베네수엘라 팬들을 열광시켰다.
베네수엘라는 2009년 4강에 오른 것이 역대 WBC 최고 성적이다. 당시 준결승에서 한국에 패했던 베네수엘라는 이번 대회 2경기를 치르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