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
프로선수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존재감이 희미해진다. 드물게 기회가 온다고 해도 100%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자신감을 잃고 위축될 수밖에 없다. 삼성 라이온즈 김동엽(33)이 지난 2년간 그랬다. 부진이 부진을 낳는 악순환.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다.
2021년 69경기 출전해 타율 2할3푼8리(185타수 44안타), 4홈런, 24타점. 한해 전 타율 3할1푼2리(413타수 129안타), 20홈런, 74타점을 올린 타자가 끝없이 내려앉았다.
2022년엔 더 부진했다. 30경기 출전에 나서 2할2푼1리(95타수 21안타), 2홈런, 4타점에 그쳤다. 프로선수가 된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컸다. 김동엽은 "출전기회가 줄어 경기에 나가면 결과를 내야하다는 스트레스가 컸다. 집중력을 발휘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됐다. 이것저것 해보다가 2년이 훌쩍 지나갔다"고 했다.
바닥까지 경험한 뒤 마음이 다소 편안해졌다. "지난해보다 더 못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야구밖에 모르는 모범생. 김동엽은 "전에는 꾸준히 출전하면 홈런 20개는 칠 줄 알았다. 지난 겨울부터 열심히 준비했다.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경기에 안 나갈 때도 뒤에서 준비했다. 이 덕분에 집중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세심한 성격이다보니 매상황에 따라 기복이 심했다. 그는 "마음을 편하게 만들려고 노력을 했다.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안 나면 괴로웠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쉬는 날에는 맛있는 것도 먹고 술도 마셨다. 그동안 프로선수로서 얽매여 살았는데 벗어나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최악을 경험한 김동엽이 다시 살아났다. 2일 NC 다이노스전에서 4안타를 때리고, 4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시즌 1호 2점 홈런을 때렸다. 7대6 승리의 디듬돌이 된 한방이었다. 그는 2경기 연속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8타석 8타수 5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기분좋은 출발이다.
우투우타 김동엽은 최근 다시 왼손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오른쪽 팔 상태가 안 좋아 편하게 송구를 하기 어렵다. 연습 땐 멀쩡하다가도 경기 때 문제를 일으켰다. 이전에 한 차례 시도한 적이 있는데, 다시 변화를 결정했다.
그는 "아직 수비를 안 해봐서 잘 모르지만 나는 아직 건강하다"고 했다. 김동엽은 수비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재현 김동엽 호세 피렐라가 4일 중요한 시점에서 홈런을 터트렸다. 개막전을 내준 삼성은 2연승을 올렸다. 김동엽의 역할이 컸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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