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토트넘 핫스퍼가 극성팬들의 성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 언론 '더 선'은 17일(한국시각) '토트넘 스타 다빈손 산체스와 페드로 포로가 본머스전 패배 후 악플 때문에 SNS 계정을 삭제했다'라고 보도했다. 산체스는 센터백, 포로는 윙백이다.
선수 경력이 20년 가까이 되는 베테랑 골키퍼 위고 요리스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며 한탄했다.
더 선은 '두 수비수 모두 경기 후 팬들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었다. 산체스는 교체된 후 그라운드에서 야유를 받았다. 그는 가장 먼저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1월에 토트넘에 합류한 포로도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삭제했다'라고 덧붙였다.
더 선에 따르면 토트넘 팬들은 산체스가 공을 터치할 때마다 야유를 보냈다.
요리스는 "산체스가 경기장에 들어왔을 때부터 시작됐다. 내 커리어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 정말 안됐다. 그는 팀 동료이자 친구다 수년 동안 클럽을 위해 싸웠다. 정말 슬프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요리스는 2005년부터 프로 생활을 했다. 2012년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요리스가 처음 봤을 정도라고 하면 직접적인 타깃이 된 선수들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요리스는 "클럽은 물론 선수와 팬 모두에게 슬픈 일이다. 축구에서 보고 싶지 않은 일이다"라며 팬들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26세의 산체스는 2017년 이적료 4200만파운드(약 680억원)에 아약스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이적료만 보면 3000만유로(약 2600만파운드, 430억원)였던 손흥민보다 비싸다. 그의 현재 가치는 2000만유로(약 1800만파운드, 290억원)까지 떨어졌다.
더 선은 '산체스는 이적 후 203경기를 뛰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달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FA컵 경기에서 재앙적인 허공 태클을 하는 등 불안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다'라고 지적했다.
3-4-3 전술을 구사하는 토트넘은 센터백과 윙백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이 둘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 팬들의 분노가 상대적으로 더 큰 모양이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