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박승욱(31)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주전 유격수 경쟁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2022시즌 성적은 100경기 타율 2할2푼7리(198타수 45안타) 1홈런 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90. 타선에서 기여도가 높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수비에선 제 몫을 했다. 딕슨 마차도가 팀을 떠난 뒤 주전 유격수감을 찾지 못했던 롯데에 입단테스트를 거쳐 입단한 연봉 3000만원의 박승욱은 '가성비가 나쁘지 않은 선수'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롯데가 FA시장에서 노진혁을 영입하면서 박승욱은 결국 뒤를 받치는 백업 역할에 무게가 쏠렸다.
박승욱은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지만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대주자로 출전한 뒤 11일 부산 LG 트윈스전에 대주자로 나서기까지 열흘 간 '개점휴업' 상태였다. 지난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모처럼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역할은 대주자-대수비에 국한돼 있다.
20일 부산 KIA 타이거즈전에서 또 한 번의 선발 출전 기회가 왔다. 아도니스 메디나를 상대한 롯데 벤치는 주전 2루수 안치홍을 벤치에 대기시키고 박승욱에게 선발 기회를 부여했다. 박승욱은 3-3 동점이던 3회말 2사 1, 3루에서 우중간 적시타를 만들며 롯데에 다시 리드를 선사했다. 이 적시타가 결승점이 됐고, 1점을 더 보탠 롯데는 KIA를 5대3으로 제압하면서 주중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할 수 있었다. 박승욱은 "시즌 초반에 출전이 적었지만, 과거에 백업으로 있던 경험이 있어서 그 루틴을 바탕으로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어진 기회마다 좋은 결과를 만들고 있는 시즌 초반의 흐름. 벤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박승욱은 "오늘처럼 필요한 시기에 팀을 위한 역할을 앞으로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롯데에 힘을 보태고 있는 박승욱이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