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리가 좋았을 때를 잊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으로 돌아가자, 우리가 잘하는게 뭔지, 작년에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되돌아보자고 했다."
레전드의 훈시가 팀 전체를 다잡았다. 최근 6경기 1승5패에 그쳤던 팀은 홈런 5개를 릴레이처럼 쏟아내며 11점차 대승을 거뒀다.
SSG는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시리즈 1차전에서 최주환 오태곤 최 정 추신수 에레디아의 홈런포와 선발 전원안타로 대폭발한 타선을 앞세워 12대1로 승리했다.
경기 후 만난 최 정은 "오늘 (추)신수 형이 1군에 등록되서, 경기 전에 미팅을 했다. 후배들에게 힘이 되는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고 했다. 이어 장비를 정리하던 추신수와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5월 27일 1군 말소 당시 문제는 발목 부상이었다. 추신수는 "2군 내려가기 전보다 훨씬 편한 상태다. 의식하지 않고 야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선수단 미팅에 대해서는 "2군에서 우리 경기를 보는데, 선수들의 표정이나 눈빛에서 우리가 한창 좋을 때 했던 것들을 잊고 있는 것 같았다. 안될수록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뭘 잘하고, 어떻게 해왔고, 작년에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되돌아보자고 했다"면서 "팀도 개인도 좋을 때가 있으면 안좋을 때도 있기 마련인데 무너지지 말고 다시 생각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추신수는 3점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3볼넷으로 전타석 출루를 달성했다. 리드오프로서 극한의 활약을 펼친 셈이다.
추신수는 "우리가 안될 때 보면 마음이 급하다. 공도 빨리빨리 던지려고 하고, 초구에 막 친다. 안될 때일수록 천천히 볼을 고르고, 투수들을 괴롭히고, 주자를 모아서 적시타를 치는게 야구를 잘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부진한 상황에 대해서 '잘 버텼다'고들 하던데, 그게 아니다. (어려운 상황에도)해냈다고 말해야한다. KIA 같은 팀을 상대로 1점차 3경기 스윕을 한다는 건 해낸 거다. 그런 얘기를 해줬다."
자신의 말대로 추신수는 1회 첫 타석에서 롯데 한현희를 상대로 8구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그는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1번타자로서 안타를 치는 것보다는 출루하는 게 항상 목표"라고 설명했다.
홈런은 낮은 공을 걷어올린 것. 추신수는 "원래 내가 잘 치던 코스인데 (발목 때문에)요즘 못쳤던 것 뿐"이라며 밝게 웃었다. 세리머니 과정에서 새롭게 이벤트로 제작된 반지를 관중석에 던져주기도 했다.
"작년에 받은 우승반지를 내 라커에 두고 있다. 매일 라커를 열 때마다 그 반지를 본다. 잃어버릴까봐 걱정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난 매일 그걸 보면서 또다른 디자인의 반지를 떠올린다. 이런 반지를 많은 팬들이 소장하고 싶지 않을까? 오늘 같은 날, 우리가 받아서, 팬들한테 던져주면 된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