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⅔이닝 3피안타 3실점. 역전패의 책임까지 짊어졌다.
롯데 자이언츠 한현희는 2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선발 스트레일리의 뒤를 이어 2번째 투수로 나섰다.
스트레일리가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팀도 2-0 리드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한현희가 무너지면서 역전을 허용했고, 다시 뒤집지 못했다.
한현희로선 올해 두번째 불펜 등판이었다. 앞서 첫 등판(4월 26일 부산 한화 이글스전) 때는 2⅓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롯데의 한현희 FA 영입은 지난 1월 중순 뒤늦게 이뤄졌다. 선발과 불펜, 양쪽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하이브리드 능력이 높게 평가됐다. 통산 65승43패 105홀드 평균자책점 4.26의 훌륭한 커리어가 돋보인다. 2년 연속 홀드왕(2013년 27홀드, 2014년 31홀드), 선발 10승(2015년, 2018년 11승)을 모두 해본 투수다. 2018년에는 169이닝까지 소화한 경험도 있다.
총액 40억원 규모지만, 보장은 18억원에 불과한 FA 계약 규모도 한현희의 의욕을 자극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9㎏을 감량하며 각오를 다졌고, 구위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김진욱이 불펜으로 이동하고, 이인복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경험많은 한현희에게 선발 기회가 주어졌다.
4월에는 평균자책점 7.17로 부진했다. 하지만 5월에는 평균자책점을 1.64까지 끌어내렸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3차례나 해내며 불펜의 부담도 덜어줬다.
하지만 6월 들어 다시 부진이 시작됐다. 10일 삼성 라이온즈전(4⅓이닝 5실점 3자책) 16일 SSG 랜더스전(4⅓이닝 5실점) 연속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롯데 6월 부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결국 이인복의 합류와 함께 불펜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첫 출격에서 실패를 맛봤다. 이제 월간 평균자책점은 8.16까지 치솟았다.
롯데의 6월 성적은 5승12패. 어느덧 월간 2할대(0.294)까지 추락했다. 3위 NC 다이노스와의 차이(3경기)보다 5위 두산 베어스(2경기)가 더 가깝다.
한현희에게 주어진 역할은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브릿지'에 가깝다. 선발투수가 6~7회를 채우지 못할 경우 그 흐름을 필승조까지 이어주는 역할이다.
현재 롯데 필승조의 구성은 셋업 구승민, 마무리 김원중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 최준용은 부상으로 2군에 머무르고 있고, 김상수와 김진욱은 4~5월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무리가 쌓인 구승민과 김원중도 예전 같지 않다. 기대했던 최이준 진승현의 가세도 아직은 여의치 않다. 한현희의 부활이 절실한 이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