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키움 히어로즈가 정찬헌의 7이닝 무실점 연장승부 끝에 4연승을 이어가며 적지에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키움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8차전에서 정찬헌의 완벽투를 발판으로 연장 10회 이정후 이원석의 안타에 이은 연속 희생플라이로 2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KIA를 끌어내리고 승차 없는 6위로 올라섰다. 5위 두산과는 1게임 차다.
정찬헌은 개인 1경기 7이닝 최소투구인 77구를 던지며 6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9번째 등판만에 6번째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투심,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현란한 변화구로 삼성 타선의 예봉을 피했다. 삼성 타선은 정찬헌의 템포 피칭과 절묘한 제구력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1,2회까지 삼자범퇴로 끌려갔다. 3회 김태군 공민규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류승민의 번트로 1사 2,3루. 하지만 김지찬 삼진, 김현준이 땅볼로 물러났다. 4회 선두 이재현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피렐라를 병살타로 유도했다. 5회 세번째 삼자범퇴. 0-0이던 6회 2사 후 김현준이 좌익선상 2루타로 출루한 뒤 이재현의 좌전 안타 때 홈으로 쇄도했지만 비디오판독 끝에 태그 아웃. 7회말에도 1사 2루 위기가 있었지만 이태훈을 삼진, 김태군을 뜬공 처리하고 무실점 피칭을 마쳤다.
6차례 퀄리티스타트에도 1승에 머물고 있는 정찬헌은 "승리하지만 못했지만 팀이 승리해 전혀 아쉽지 않다. 저희가 하위권을 맴 돌다가 중위권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조금 도움이 되고 팀이 이기는 방향 속에서 좋은 피칭을 했다는 게 저한테는 더 만족스러운 상황이다.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도움이 돼야 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했고 지금 1승보다는 앞으로 나올 1승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77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온 데 대해서도 "제가 구위형 투수도 아니고 맞춰 잡는 유형의 투수다 보니까 타순이 돌수록 타자들이 적응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고 그런 부분에서 코칭스태프와 생각이 일치한 것 같다"고 팀 퍼스트를 강조했다. 이날 기록한 투심 최고 구속은 138㎞. 그 공에도 삼성 타선은 좀처럼 정타를 맞히지 못했다.
정찬헌은 "결국은 중요한 건 박스 안에서의 움직임 같다. 움직임 있는 여러 가지 구종의 배합에 코스에 변화를 줘서 다른 움직임에 대한 시각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게 조금 타자들한테 좀 어려움을 주고 있지 않나 싶다. 좋은 날에는 확실히 핀쪽에서 움직이고, 안 좋은 날에는 조금 가운데서 움직이는 차이가 있다. 너무 느려서 타자 배트에 안 걸리는 것도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역경을 딛고 돌아온 베테랑 투수의 약진. 키움의 반격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계약 안했으면 어쩔 뻔 했을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