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청학동 호랑이 훈장' 김봉곤이 서당을 크게 짓다가 25억 원 빚더미에 앉았다고 밝혔다.
2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막내딸 김다현의 매니저로 변신한 청학동 훈장 김봉곤의 사연이 공개됐다.
김봉곤은 3년 전부터 아내와 함께 김다현의 매니저를 자처해 생활 중이라고 밝혔다. 김다현의 소속사가 따로 있지만, 어린 딸이 심리적으로 가장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매니저 역할을 맡게 됐다는 부부.
서울에 따로 집이 없는 김봉곤 가족은 스케줄에 맞춰 숙소를 정하는 떠돌이 생활 중이었다. 김봉곤은 "가수라는 직업이 전국을 다니니까 집에는 가끔 들어 가게 된다. 요즘은 특히 행사나 축제가 많아서 일이 있는 장소에 가서 방 잡아서 자고 먹고 또 움직이고 그러다 보니까 우리 집이 전국에 엄청 많아졌다"며 웃었다.
모처럼 찾아온 휴일에 진천에 있는 자택을 찾은 김봉곤 가족. 서당을 겸한 진천 자택은 오랫동안 비워둔 탓에 곳곳에서 관리되지 않은 흔적들이 보였다. 김봉곤은 진천 자택이 집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것보다 많이 한옥을 지어도 봤고 그래서 교육도 해봤다. 근데 그때 빚이 많았다. 은행 빚만 25~26억 원이 됐고, 제2금융권에서 돈도 써봤다. 그건 이자가 25%다. 그래서 한 2년 정도 버티다가 내려놓고 진천으로 왔다"고 털어놓았다.
큰돈을 투자한 서당을 제대로 운영도 못 하고 쫓기듯 진천으로 내려왔다는 김봉곤은 아무도 사지 않는 버려진 땅에 직접 집을 지으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결심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하는 것들이 돈이 되는 일은 아니다. 훈장 한다고 여기 몇 명이나 오겠냐. 기껏 꽉 차봤자 30~40명 정도 되는데 그것도 방학 때만 그런다. 그 외 직원들 몇 명 있어야 되고 우리 여기서 다 매달려야 되는데 돈이 되겠냐. 돈이 되자고 하는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좋아하니까 하는 거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거니까 하는 거고. 그래서 사실은 아내도 많이 힘들었다. 우리 아들딸들도 다 고생 많이 했다. 내가 고생 많이 시켰다"며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봉곤의 아내는 "나도 힘들고 그때 남편도 힘들었을 거다. 근데 그때 내가 너무 힘들어서 남편이 더 힘들 거라고는 헤아리지 못했던 거 같다. '가장으로서 무게감이 대단했겠다. 엄청 버거웠겠다'라는 생각은 나도 사실 좀 더 철이 들고 알게 된 거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예전 모습이 사라진 텅 빈 대강당을 바라보던 김봉곤은 "당연히 해야 하는 훈장 역할을 할 수 없으니 슬픈 일"이라면서도 "딸이 잘되니 참 행복해서 웃음 나오는 일이 돼서 희비가 있다. 어쨌거나 모든 부모는 아마 똑같을 거다. 자식 농사를 가장 중요시하고 자식이 부모보다 잘되길 바랄 거다"라고 말했다. 또 "자식들이 원한다면 내가 밀어주고 투자해 줄 수 있다면 다 해줘야겠다. 그게 아버지 된 책임감, 의무감이라고 생각하고 산다"며 각별한 부정을
딸 김다현은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이 길을 못 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 아버지이기도 하지만 내가 가는 길에 정말 중요한 선생님이기도 하다"라며 아버지를 향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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