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국내외적 망신살 뻗칠 잼버리에 인공호흡기 역할을 단단히 해낸 K팝. 특히 하이브가 최근 잼버리 폐영식에서 방탄소년단 포토카드 4만3000개를 스카우트 대원에게 제공한 일이 크게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엇박자도 이런 엇박자가 따로 없다. 하필 이때 공정위가 포토카드 조사에 나선 것이다.
막강의 K팝 한류를 타고 국내 주요 기획사들이 수출 기업으로 위상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K팝 음반 수출액만 봐도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 기준 1억3293만4000달러(약 1783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고치로, 해외 팬이 한국에서 직접 사가거나, 보따리상 등을 통해 반출된 액수 등을 더하면 실제 음반 수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으로 하이브의 경우,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 1조316억원 가운데 63.3%에 달하는 6526억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회사 매출의 ⅔를 나라 밖에서 거둔 것이다. 국내 매출은 3787억원으로 36.7%를 차지했다.
이가운데 특히 주목해야할 부분은 앨범과 포토카드 등이 차지하는 비중.
올해 하이브의 상반기 매출 가운데 앨범(음반·음원) 비중은 41.7%에 달했다. 이중 상반기 해외에 판매한 앨범이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음원 스트리밍이 대세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음반이 팔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단순' 음악을 듣는 행위를 넘어서 좋아하는 가수의 많은 것을 모으고 소장하려는 욕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덕질'을 소비로 연결하는 MZ 세대의 '디깅'(Digging) 트렌드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가운데 포토카드 또한 음반과 함께 주요 기획사들의 수출 효자 품목으로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기에, 팬들은 한발 더 나아가 좋아하는 가수의 포토카드를 수집·소장하고 음반을 사면서 자신의 '덕질'을 표현하는 것.
한 가요계 관계자는 "IP(지식재산권)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비즈니스 방향을 굿즈와 결합해 매출을 늘리는 쪽으로 잡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연예기획사의 아이돌 굿즈 '끼워팔기'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이달 초 발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공정위는 이들이 포토카드(포카) 등 아이돌 굿즈와 앨범을 부당하게 묶음으로 판매했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월 공정위는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아이돌 굿즈·완구 등 온라인 시장의 구매 취소 방해 등 불공정 행위를 점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더불어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앨범·굿즈 등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외주 제작업체에 '갑질'(하도급법 위반 행위)을 했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위법 사항이 있다면 처벌을 받고 시정해야할 터. 그러나 '상품을 판매하면서 서로 다른 별개의 상품을 부당하게 끼워팔았다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 행위가 될 수 있다'는 1차원적(?) 잣대로 IP산업에 대한 판단을 내려도 되는 것일까.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춰 부당한지, 경쟁을 제한했는지 등을 고려해 위법 여부를 가린다'는 공정위의 방침이 잘나가는 효자 수출 상품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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