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탈국내 상주'로 도마에 오른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이 9월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명단을 공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8일 웨일스(8일·이하 한국시각·카디프), 사우디아라비아(13일·뉴캐슬)와의 A매치 2연전에 나설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그의 눈은 다시 유럽파에 꽂혔다.
33세의 주민규(울산)는 다시 한번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데 실패했다.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한 황의조와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가 발탁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인 조규성과 오현규의 경우 A매치 때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주민규로선 아쉽다. K리그 11년 차인 그는 2부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6시즌을 그곳에서 보냈다. 스트라이커 보직 변경도 프로에서 시도한 모험이었다. 30대에 접어들면서 더 강렬한 빛을 발산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 체제에서 악연은 이어지고 있다. 주민규는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인 2021년 22골을 터트리며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다. 토종 스트라이커의 득점왕 수상은 정조국 이후 5년 만이었다.
K리그의 많은 감독들이 주민규를 A대표팀에 불러 점검을 해봤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러나 파울루 벤투 감독은 자신의 축구 스타일과는 다르다며 외면했다. 주민규는 지난해에도 경기당 득점에 밀리긴 했지만 조규성과 공동 최다골을 터트렸다.
그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멀티골(2골)을 터트렸다. 주민규는 7월 8일 포항전 이후 침묵했다. 그 사이 득점 선두 자리도 내줬다. 그는 50일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13호골을 기록, 티아고(대전하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멀티골은 5월 28일 대전전 이후 석달 만이다.
주민규는 "솔직히 말하면 0.1% 기대는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일들이 정말 많았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마음을 내려놓고,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욕심을 안 내려고 하고 있다. 되든, 안되든 부족하면 채워나가야 한다. 홍명보 감독님 밑에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에서도 득점 선두를 달리던 주민규를 발탁하지 않았다. 9월에도 그의 머릿속에 없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변함없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은 부상으로 승선하지 못했다. 김준홍(김천) 김지수(브렌트포드) 이순민(광주)은 A대표팀에 최초 발탁됐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첫 해외 원정이다. 국내파는 9월 4일 인천공항에서 소집돼 출국한다.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유럽파는 현지에서 국내파를 맞이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4차례 경기에서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3월 콜롬비아(2대2 무)와 우루과이(1대2 패), 6월 페루(0대1 패), 엘살바도르(1대1 무)를 상대로 2무2패를 기록했다. 그는 9월 A매치 2연전에서 또 한번 첫 승에 도전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