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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도 다치고, 태군이도 다치고…KIA가 제일 두려워하던 상황 현실로, 이제 믿을 건 산체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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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부상자가 나오면 안된다."

9연승 신바람을 내던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좀처럼 웃지 않았다.

연승 중에도 마음 놓고 웃을 수 없는 게 승부의 세계를 사는 사령탑의 숙명. 흐름을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과 함께 내비친 속내는 '부상 방지'였다. 김 감독은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부상 관리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선수 본인들이 알아서 잘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좀 더 신경 쓰자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우려하던 상황은 2주 만에 현실이 되고 말았다.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리드오프 박찬호가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 손가락을 다쳐 3주 진단을 받았다. 18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선 주전 포수 김태군이 왼쪽 발목 염좌 소견으로 이탈했다. 정확한 검진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선 장기 결장도 우려된다.

KIA 뿐만 아니라 나머지 9개 구단의 최근 화두는 '부상'이다. 시즌 막판 스퍼트 시점에서 주전 이탈은 동력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 순위 싸움을 펼치는 팀에겐 생사가 갈리는 지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10개 구단 중 잔여 경기가 가장 많이 남은 KIA에겐 그 중요성이 더 컸다. 17일부터 30일까지 2주 사이에 더블헤더 포함 14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 와중에 잇달아 부상자가 나오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피말리는 승부 속에서 배가된 피로가 원인이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은 측면도 있다.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순 없다. 부상자가 최대한 빨리 전력에 복귀해 다시 동력을 이어가는 가야 한다.

이 와중에 복귀를 앞둔 산체스의 활약은 그래서 주목된다. 21일 대전 한화전에 이의리와 함께 1+1으로 등판하는 산체스는 최근 마지막 불펜 투구를 이상 없이 마무리 했다. 한화전에선 이닝-제구 소화력을 시험하면서 선발 로테이션 복귀 수순을 밟을 전망.

한화전을 마친 뒤 KIA는 이의리가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으로 팀을 떠난다. 최근 10경기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단 1번 뿐인 KIA 선발진에 또 구멍이 생기는 가운데 복귀하는 산체스가 그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부상 직전인 8월 25일 한화전에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던 그가 빠르게 안정을 찾는다면 KIA에겐 시름을 덜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더불어 마운드 안정을 계기로 타선과의 시너지도 노려볼 만하다. 부상자 속출로 울상인 호랑이군단은 건강한 산체스의 역투를 염원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