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이 포스팅을 통한 해외 진출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갑작스런 고우석의 요청에 구단은 입장을 이제 정리해야할 시점에 왔다.
메이저리그에서 지난 15일 이정후와 함께 고우석에 대한 신분 요청을 하면서 고우석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불거졌고 고우석의 에이전트가 16일 LG 구단을 만나 해외진출을 요청했다. 고우석은 올해까지 해외진출이 가능한 7년을 채워 구단의 허락 하에 포스팅을 통해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구단은 물론 야구계 전체가 당황스런 상황이다.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는 예전부터 올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을 통해 해외진출을 할 뜻을 비쳤고, 키움 히어로즈 역시 적극 도와줄 뜻을 보였다. 해외에서도 이를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올해 2월 키움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거의 매일 이정후를 보러 왔었다.
그런데 고우석은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올해 초 비FA 다년계약 얘기가 나왔을 때 고우석이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을 밝히긴 했지만 포스팅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 LG 구단도 우승을 하지 않은 상태라 팀의 핵심 선수인 고우석을 포스팅으로 내보낼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LG 구단을 비롯한 모두가 고우석이 내년시즌을 마치고 FA가 된 뒤에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지금은 조금 상황이 달라지긴 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신분 조회를 했으니 고우석에게 관심이 있다는 뜻을 비쳤고, LG가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LG로선 이제야 우승을 했으니 내년시즌 2연패에 도전해야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굳이 고우석을 붙잡을 명분이 조금은 부족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갑작스런 포스팅이 성공한 적이 없었기에 고우석이 구단의 허락으로 포스팅 시장에 나간다고 해서 곧바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한다고 낙관할 수도 없다. 올시즌 성적도 그리 좋지 못했다. 포스팅을 한다고 해서 좋은 계약으로 간다는 보장은 없다. 내년 FA를 위해 메이저리그 구단에 이름을 알리는 홍보차원에 그칠 수도 있다.
고우석은 일단 자신의 해외 진출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이제 구단의 차례다. 결정은 구단의 몫.
이제야 정상에 오른 LG로선 2연패의 꿈을 놓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리고 마무리 투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연패를 위해선 고우석이 꼭 필요하다.
포스팅에 나갔다가 좋은 계약으로 진출한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만약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LG로 돌아올 수도 있는 점도 생각을 해야 한다. 본인의 선택이지만 그 선수를 써야 하는 구단의 입장에선 선수가 상처를 입고 오는 것이 결코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LG는 고우석의 포스팅을 허락할까. 아니면 거절할까. 고민이 시작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