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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GK 사건부터 코칭스태프 충돌까지, 악연의 경남-부천, 준PO에서 또 만났다[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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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K리그2(2부) 경남FC와 부천FC는 의외로 연이 좀 있다. 시작은 지난해 4월이었다. 당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였는데, 경남의 골키퍼 4명 중 3명이 코로나에 걸렸다. 나머지 한명은 장기 부상 중이었다. 경남은 골키퍼가 특수 포지션이라 경기 연기를 신청했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규정을 앞세워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다. 결국 필드 플레이어 이우혁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결과는 부천의 3대2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남은 연맹의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부천 역시 연기에 동조하지 않았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한 달 뒤, 이번엔 부천 홈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경남의 1대0 승리로 마무리됐는데, 경기 후 일이 터졌다. 양 팀 코칭스태프가 몸싸움을 펼친 것. 경기 후 설기현 경남 감독 대신 수석코치가 부천 벤치로 인사를 하러 왔고, 이에 대해 부천 벤치에서 "지난 경기의 앙금이냐"며 불만을 표출하며, 양 팀 벤치가 충돌했다. 이영민 부천 감독이 퇴장을 당했고, 홍준형 경남 수석코치가 경고를 받았다.

양 팀의 신경전은 시즌 내내 이어졌고, 공교롭게도 지난 해 준플레이오프(PO) 역시 경남과 부천의 대결로 진행됐다.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두 팀, 당시 부천이 4위, 경남이 5위, 부천 홈에서 펼쳐진 경기는 명승부 끝에 경남이 승리했다. 무조건 이겨야 다음 라운드에 갈 수 있던 경남은 2-2였던 후반 50분, 티아고가 모재현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3대2 승리, PO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잠잠했던 양 팀이 다시 중요한 순간 만난다. 경남과 부천이 29일 오후 7시 창원축구센터에서 K리그2 준PO를 치른다. 경남과 부천은 최종전에서 나란히 김포FC와 전남 드래곤즈를 잡으며, PO행 막차를 탔다. 두 팀은 정규리그에서 똑같이 승점 57을 받았지만, 다득점에서 앞선 경남이 4위를 차지해 홈에서 준PO를 펼치게 됐다. 경남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 K리그2 승강 PO는 연장전 없이 90분간 경기를 치러, 무승부로 끝날 경우 정규리그 순위가 높은 팀이 승자가 된다. 경남 입장에서는 비기기만 해도 다음 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

일단 기록만 놓고보면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공격력에서는 36경기에서 54골을 뽑아낸 경남이 부천(45골)을 앞서지만, 수비력에서는 35실점에 그친 부천이 경남(42실점)보다 낫다는 평가다. 경남은 13골로 득점 4위를 차지한 글레이손을 필두로 원기종(10골), 모재현(6골) 등 K리그2 정상급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지난 김포전에서 나서지 않은 모재현도 이날 출격을 대기 중이다. 이에 맞서는 부천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스리백을 내세울 예정이다. 지난 최종전에서 약 한달간 공백이 우려됐지만, 이를 무난히 넘은만큼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지난 전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 안재준이 역습의 선봉에 선다.

설 감독은 "부천이랑 자주 경기를 해서 익숙한 부분이 있다. 작년에 부천과의 경기에서는 꼭 승리해야 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는 우리 홈에서 4위로 맞이하기 때문에 조금 더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작년에 경남을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실점으로 패한 기억이 있다. 이를 갚아주기 위해 이기는 방법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