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맨유 구단이 비판 기사를 낸 출입기자들을 출입금지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맨유는 5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 캐링턴 훈련장에서 예정된 에릭 텐하흐 맨유 감독의 첼시전 사전 기자회견에 '미러'의 데이비드 맥도넬 '스카이스포츠'의 카베흐 솔레콜, 'ESPN'의 롭 도슨, '맨체스터이브닝뉴스'의 사무엘 럭허스트 등 출입기자 4인의 출입을 금지했다. 맨유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인 앤드류 워드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텐하흐 감독과 관련한 비판 기사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미러'와 '스카이'는 앞서 다수의 맨유 선수가 텐하흐 감독에게 제이든 산초를 재소집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산초는 아스널전 명단에서 제외된 뒤 SNS에 감독과 관련한 비판글을 올렸다. 그후 전력에서 배제된 상태다.
맨체스터 지역지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맨유의 일부 선수가 텐하흐 감독의 전술과 선수 영입에 대해 신뢰를 잃었다고 보도했고, 'ESPN'은 텐하흐 감독이 선수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라커룸에서)투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 4곳은 2023~2024시즌 개막 후 10패, 1973~1974시즌 이후 50년만에 최악의 출발을 보인 상황에서 텐하흐 감독의 '흔들리는 리더십'과 관련해 보도했고, 이로 인해 첼시전 기자회견장에 발을 딛지 못한 것이다.
맨유 대변인은 "우리는 오늘 많은 매체에 조치를 취했다. 우리가 좋아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해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먼저 연락을 취해 논평, 반박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단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며 앞으로 우리가 함께 일하는 방식을 재설정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텐하흐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우리 뒤에서 기사를 쓸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먼저 접촉을 해야 했다"며 "선수들이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면 당연히 경청하겠지만, 지금까지 나에게 그런 얘기를 한 선수는 없다. 1~2명 정도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다수는 지금처럼 주도하고, 역동적이고, 용감하게 플레이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출입금지를 당한 언론사, 기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맨체스터이브닝뉴스'의 럭허스트는 "맨유의 라커룸 문제를 지적했더니, 출입금지를 당했다"고 황당해했다.
'맨체스터이브닝뉴스'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우리는 맨유가 '뉴튼 히스 L&YR' 일때부터, 뮌헨 참사 당시 사망자 중에는 우리 기자인 톰 잭슨도 있었다. 2005년 인수 논란이 일고, 트레블을 달성할 때도 맨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맨유라는 클럽은 이 도시의 일부이기 때문이며, 그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맨유로부터 급여를 받지 않는다. 또한 맨유가 위기에 처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을 독자들에게 충실히 보도할 책임이 있다. 또한 보도한 내용은 출처와 확인을 거친다. 구단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팬들의 관심있어하는 일을 모른 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언론인들은 기자회견에서 팬들을 대신하여 질문할 기회를 얻는다. 우리가 사실을 확인한 내용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출입금지 당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이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우리는 구단이 메신저를 겨냥하기보단, 불안의 본질을 찾는데 주력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맨유가 이같은 조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달 '텐하흐 감독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적은 한 신문사의 기자도 기자회견에 참석할 수 없었다.
2011년, 알렉스 퍼거슨 당시 맨유 감독은 AP통신의 롭 해리스 기자가 라이언 긱스에게 질문한 후 언론담당자에게 해리스 기자를 출입금지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들통났다.
이같은 논란은 맨유가 현재 처한 상황이 암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라운드에서 뉴캐슬에 패하며 7위에 처진 맨유는 7일 새벽 10위 첼시를 상대로 리그 15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