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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한 건 삼달 뿐만이 아니었다. 용필은 삼달의 응원과 지지를 받아 오랜 시간 꿈꿨던 스위스 세계기상기구로 2년간 파견을 갔다 돌아왔다. 이후 서울 본청에서 여전히 회의 때마다 쫓겨나는 '꼴통' 예보관으로 맹활약을 떨쳤다. 물론 '사진작가 조삼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삼달과 로맨틱한 '짝꿍의 역사'도 이어갔다. '독수리 오형제'도 같이 상경해 과거 못다한 꿈을 이뤘다. "사장님" 소리를 듣고 싶었던 경태는 분식집 사장이 됐고, 은비와의 연애로 모태솔로 타이틀에서 벗어났다. 은우는 결국 웹툰 작가가 됐고, 상도는 강남에 상도네 명가 2호점을 내며 각자 바쁜 나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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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삼달리 사람들은 오늘도 욕심내지 않고 딱 각자의 숨만큼만 버텼다. 어쩌다 숨이 가빠와도 걱정은 없다. 언제든 돌아가 숨을 고를 수 있는 '우리의 개천 삼달리'가 있기 때문. 도파민 시대에 등장한 단비 같은 청정 힐링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는 이로써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잡으며 '용두용미'의 결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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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 삼달리'에는 각 인물을 주인공으로 미니시리즈 한 편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밀도 높은 서사를 가진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 극을 풍요롭게 채웠다. 38년의 유구한 '짝꿍의 역사'를 가진 용필과 삼달의 청정 짝꿍 러브 스토리는 '두 미자 이야기'로 애틋함을 더했고, 그로 인해 비롯된 상태(유오성)의 옹이와 미자의 죄책감은 가슴을 울렸다. '3달 시스터즈' 진달은 전남편 대영과 짝꿍 못지 않은 사랑을 키워나갔고, 해달은 애어른 딸 하율(김도은)과 함께 성장 스토리를 썼다. 대장 삼달을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 경태, 은우, 상도도 저마다 품고 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비상했다. 여기에 불턱에 삼삼오오 모여 시끌벅적 얘기를 나누던 해녀 삼춘 금술(백현주), 진성(전혜자), 부자(김미화)의 따스한 정, 철없는 대표 대영과 그의 비서 철종(강길우)의 우당탕탕 일상기, 돌고래 보호라는 가치 있는 일에 청춘을 바친 돌핀센터 대표 지찬(김민철)의 이야기, 럭키 편의점 알바생 만수의 반전 스토리까지.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이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깊이 빠져들었고, 삼달리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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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곳이 있다는 건, 우릴 얼마나 안심하게 만드는지" 개천이 선사한 뭉클한 위로
개천을 떠나 하늘 높이 비상하는 용을 꿈꿨던 삼달은 역설적으로 그 개천이 있었기에 자신이 솟아오를 수 있었음을 삼달리로 다시 돌아오고서야 깨달았다. 그곳에서 복닥복닥 정을 나누며 모여 살고 있는 사람들의 따뜻함이 서울에서 상처받은 삼달의 마음을 어루만졌고, 이를 통해 가쁜 숨을 고르고 다시 일어날 힘을 받았기 때문. 삼달리에서는 누가 나를 넘어트릴까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됐고, 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며 바쁘게 살지 않아도 됐다. 그렇게 몸에 주고 있던 힘을 천천히 뺀 삼달은 본래의 제 모습을 찾아갔고, 술 마시면서 실수할까 봐 켜놓던 휴대폰 녹음도 내려놓았다.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응원해주고 힘들 때면 따뜻한 품을 내어주는 '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시 일어난 삼달과 꿈을 가지고 그녀와 함께 상경한 용필, 경태, 은우, 상도는 숨이 차오를 때면 다시 돌아갈 '개천'이 있음에 안심하며 오늘도 힘차게 살아갔다.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건 우릴 얼마나 안심하게 만드는지"란 사실은 '개천'이 선사하는 뭉클한 위로였다. 그리고 '웰컴투 삼달리'는 내가 가장 나다워질 수 있는 곳, 그곳에 사는 내 사람들을 꾸준히 들여다 봄에 "내가 있고, 내가 살아가야 할 길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매일 모든 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방법이자, '개천'이 따스함을 품고 있는 이유였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