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권경원 하나 바꿨을 뿐인데…."
김은중 수원FC 감독의 첫 시즌 '샤프볼'의 수비가 눈에 띄게 예리해졌다. 수원은 지난 2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개막전, 후반 추가시간 윤빛가람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승우가 밀어넣으며 짜릿한 1대0 승리를 거뒀다. 경기 내내 수원은 공격적으로는 '샤프'하지 못했다. 이승우의 페널티킥 전까지 슈팅은 3개, 유효슈팅은 전무했다.
개막전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날선 공격이 아니라 날선 수비였다. 지난 시즌 38경기 76실점, K리그1 최다실점 팀이었던 수원이 달라졌다. 인천이 쏘아올린 10개의 슈팅 중 7개가 유효슈팅. '신입 센터백' 권경원이 중심을 잡은 포백라인이 인천 무고사, 제르소를 온몸으로 막아섰다. "인내심을 갖고 준비한 걸 하다 보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던 김은중 감독의 예언이 적중했다. 수원FC가 K리그1에서 기록한, 짜릿한 첫 개막전 승리 뒤엔 무실점 수비가, 무실점 수비의 중심엔 '복덩이 센터백' 권경원이 있었다.
1992년생 권경원은 전주 영생고 출신 전북 유스로 2013년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했다. 2014~2017년 아랍에미레이트 알아흘리, 2017~2019년 중국 톈진 취안젠, 2022~2023년 감바 오사카에서 뛴 후 올해 초 수원FC에 '깜짝' 입단했다. 1m88-84㎏의 탄탄한 피지컬에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이라 시야도 넓고, 빌드업에 능하다. 풍부한 활동량, 뛰어난 리딩능력, 커팅 능력을 겸비했다. 2017년 스물다섯의 왼발 센터백에게 중국 텐진 취안젠이 이적료 132억원, 연봉 37억원을 제시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권경원은 2021년 김남일 감독의 성남FC서도 눈부신 리딩으로 1부 잔류를 지켜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포르투갈전(3대2승) 선발 등 A매치 30경기 2골을 기록중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왼발 센터백 권경원의 실력과 헌신은 이미 검증됐다.
지난 1월 K리그 이적시장에서 수원FC가 '대어' 권경원을 어떻게 낚았는지는 화제였다. 전북 시절 한솥밥을 먹은 캡틴 이용이 권경원 영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일찌감치 중동, 중국리그를 경험한 권경원의 선택은 돈보다 실리였다. 선수로서 못 이룬 유일한 꿈인 유럽 진출을 목표로, 수원FC에서 맘 맞는 동료, 코칭스태프들과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권경원 이용 등 베테랑 수비수들이 중심을 잡고, 김태한, 박철우가 몸 사리지 않는 열정 플레이를 선보인 포백라인은 개막전 첫 클린시트로 김 감독의 데뷔승을 견인했다.
이날 경기 후 K리그 데이터플랫폼 비프로일레븐은 윤빛가람에게 최고평점 8.0점, 권경원, 박철우에게 팀내 두 번째 평점 7.6점을 부여했다. 볼 배급 패스에서 권경원이 122회, 윤빛가람이 109회로 팀내 1-2위. 권경원은 클리어 5회, 공중볼 4회, 그라운드 경합 1회, 인터셉트 1회를 기록했다.
개막전 무실점 승리에 대해 권경원은 팀플레이어답게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수비수들이 잘해서 무실점한 게 아니고 앞선에 있는 공격수들, 미드필드 선수들이 너무 간절하고 열심히 뛰어준 덕분에 같이 무실점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면서 "또 골키퍼 (안)준수가 뒤에서 듬직하게 많은 슈팅을 막아줬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 모두 다같이 한마음으로 경기했기에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매경기 간절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경기는 9일 홈 개막전, 상대는 '친정' 전북이다. 권경원은 "상대팀이 어느 팀이든 좋은 결과를 바라면서 잘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인천전 때처럼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 주셨으면 감사하겠다"며 안방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당부했다.
권경원의 존재감이 든든한 '샤프볼'의 첫 미션은 수비 안정화다. 김 감독은 승리 후 "수비 조직력 보완에 집중하고 있다. 수비에서 안정감을 갖는다면 공격력도 따라올 것"이라면서 "공격적인 부분이 좀 부족할 수 있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1골차 승리든, 3골차 승리든 승점은 3점이다. 이기는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하겠다. 매경기 발전하는 팀이 되겠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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