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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빈 감독은 2003~2004년, 두 시즌 시애틀 지휘봉을 잡은 경력이 있다. 당시 멜빈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었고, 이치로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둘은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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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은 '이정후는 이치로가 상대 더그아웃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에 경기 내내 신경을 쓰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는 1회 매리너스 우완 조지 커비로부터 헛스윙 삼진을 당했는데, 이번 시범경기 19타수에서 당한 두 번째 삼진이었다. 2회에는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물러났고, 4회 마지막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터뜨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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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은 '이정후는 어린 시절 이치로의 플레이에 매료됐다. 이치로가 2004년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깼을 때가 가장 기억이 난다고 했다'면서 '그는 커리어를 쌓는 동안 이치로를 닮으려고 했다. 이치로처럼 좌타석에서 치고 뛰어난 컨택트 기술을 연마했다'고 했다.
이어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타격에 대해 "배팅 연습을 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파워가 있다. 이치로처럼 뒷발에 중심을 두고 공을 때린다. 며칠 전 109마일 타구를 우측으로 날려보냈다. 분명히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파워배팅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렇다면 이치로는 23년 전 시애틀 스프링트레이닝에 처음 참가했을 때 어땠을까. 지금의 이정후와 비교하면 상당한 '의심'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
이치로는 2000년 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일본인 선수다. 시애틀 구단은 1312만5000달러의 입찰액을 적어내 단독 교섭권을 얻었고, 3년 1400만달러에 이치로와 계약했다.
아시아 출신 야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개척길에 오른 이치로는 2001년 2월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할 때부터 온갖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자그마한 체구에 타석에서 힘을 영 쓰지 못할 것 같은 폼으로 방망이를 휘둘렀기 때문이다.
당시 루 피넬라 시애틀 감독조차도 이치로의 시범경기 타격을 보고는 혀를 찼다.
시애틀타임스의 2011년 7월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피넬라 감독은 당시 시범경기에서 이치로가 치는 걸 보고 당황했다. 공을 좌측으로 밀어서 연신 땅볼을 쳤기 때문이다. 피넬라 감독이 "공을 잡아당겨 친 적이 있냐"고 물었을 때, 이치로는 "가끔"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타석에 들어가 끌어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날렸다. 이치로는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피넬라 감독에 "이제 만족하시냐"고 했다고 한다. 그 뒤로 피넬라 감독은 "이제는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더 이상 타격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
이치로가 당시 밀어치기와 파울 쳐내기에 집중한 건 시범경기에서 가능한 많은 공을 보면서 메이저리그 투수에 적응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해 아메리칸리그 MVP와 신인왕 석권은 전설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2010년까지 10년 연속 올스타에 뽑히며 타율 3할-200안타-골드글러브 행진을 이어간 이치로는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8년 시애틀로 돌아와 그해 통산 3089안타를 때리고 유니폼을 벗었다.
이치로는 이듬해 3월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개막 2연전에 출전해 은퇴경기를 가진 뒤 공식 은퇴했기 때문에 내년에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그가 마리아노 리베라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치로는 노모 히데오와 오타니 쇼헤이 중간 시대에 메이저리그에 아시아 야구의 강인함을 심은 주역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