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한 상자 가득 사인볼을 요청하던 후배가 자신과 같은 위치의 프로야구 감독이 됐다. 두산 이승엽 감독과 KIA 이범호 감독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14일 서울 잠실구장.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앞두고 두 명의 스타 감독이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KIA 이범호 감독이 두산 이승엽 감독을 찾아 감독 취임 이후 첫 인사를 나눈 것. 이범호 감독은 "전화가 많이 늦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정주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승엽 감독도 반가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976년 생인 이승엽 감독과 1981년 생인 이범호 감독은 5살 차이다. 2003년 이승엽 감독이 일본 진출 전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을 때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이다. 당시 입단 3년 차인 이범호가 야구공 한 박스를 들고와 이승엽의 친필 사인을 받는 모습이다. 후배의 요청에 이승엽도 흔쾌히 응했고, 이범호는 이승엽의 사인볼을 박스 가득 채웠다.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난 해 두산 감독에 취임한 이승엽 감독에 이어 올 시즌 이범호 감독이 KIA 감독에 취임했다. 두 사람의 반가운 만남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