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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폐부 찌르는 댓글..거짓 이야기에 화나"…손석구, '추앙' 대신 선택한 '진짜 연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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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스타가 아닌 진짜 배우를 꿈꾼다. '진짜 연기'를 향한 배우 손석구(41)의 흔들림 없는 뚝심이 관객에게 전달될지 관심이 쏠린다.

범죄 영화 '댓글부대'(안국진 감독, 영화적순간 제작)에서 자신의 오보가 조작된 것임을 알고 판을 뒤집으려는 기자 임상진을 연기한 손석구. 그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댓글부대'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극이다. 소문으로는 익숙하지만 낯설고도 신선한 소재 댓글부대를 전면에 내세운 이 작품은 온라인 여론 조작이라는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로 3월 극장가를 찾았다.

특히 '댓글부대'는 2022년 방영된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추앙' 신드롬을 일으키고 그해 개봉한 '범죄도시2'(이상용 감독)로 1269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손석구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현실에 있을 법한 기자 캐릭터로 시작해 댓글부대 팀알렙을 파헤치며 변해가는 모습까지 복합적인 감정 변화를 소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손석구는 '댓글부대'를 선택한 이유에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영화 혹은 드리마를 찾고 감독을 찾는 게, 또 찾아 헤매는 게 나의 큰일 중에 하나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15)의 안국진 감독은 참신하고 집요하다. 새로운 시나리오와 새로운 감독에 관심이 가서 '댓글부대'를 선택하게 됐다"며 "시나리오를 볼 때 '상업 영화는 이래야지'라는 것도 있지만 '상업 영화가 이럴 수 있구나' 싶은 것도 있다. 상업 영화 틀을 갖추면서 밸런스가 있는 영화가 좋더라. '댓글부대' 같은 경우는 상업 영화 틀을 갖추면서 신선함으로 가득한 영화라고 본다. 영화적인 것과 동시에 굉장히 현실적인 사회상이 반영되어 있지 않나? 이걸 잘 풀어내면 특히 온라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면 거울을 보는 것처럼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영화를 보면서 사회와 소통하는, 다른 기능을 가진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댓글 반응을 많이 본다. SNS를 하거나 댓글을 봤을 때 자기 이야기가 나옴에도 그 반응을 안 보면 요즘엔 기인 취급을 한다. 나도 당연히 본다. 댓글이 생산돼 휴대전화에 모여 내 눈앞에 왔을 때는 당사자의 해석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것 같다. 사실이 아닌 댓글이 폐부를 찌르기도 하고 그런 댓글을 볼 때 화가 나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연기자이자 아티스트로서 내가 하는 일은 나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가 되어서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하는데 그걸 알아 줄 때 '연기 잘해요' '영화 좋아요' 보다는 기분 좋은 칭찬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그게 내 역할,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하는 말을 너무 조심스러워하지 않으려고 한다. 무의식적으로 내가 하는 말에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내 안에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꺼내려고 한다. 그게 평가를 받고 안 좋은 이야기를 듣는다면 내가 잘 못 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 그것 또한 하나의 자연스러운 흐름인 것 같다. 부담을 가지고 그래서 숨기고 거짓말을 보태고 싶지는 않다. 내 속내를 숨기고 거짓말을 한다면 그만큼 내가 기억해야 할 게 많아지지 않나? 그럼 정말 부담스러워질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더불어 "스타라는 인지를 해야 사회적인 책임을 질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배우도 별반 다른 게 없는 것 같다. 배우가 되어야 스타가 되는 거 아닌가? 내가 스타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잘 모르겠다. '추앙' 신드롬도 대중이 만들어준 이야기다. 솔직히 말해 '추앙' 신드롬 당시 '대중이 나를 이렇게 보는구나' 싶은 스스로의 인지가 안 됐다. 나는 옛날과 달라진 게 없다. '나의 해방일지'가 나오고 나서 만약 '사람들이 거기에 나온 구자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조차 이렇게 보는 구나' 알았다면 이후 작품을 이렇게 선택 안 했을 것 같다. 환상 같은 것도 있으면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 그걸 간직하고 싶은 팬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나는 그것(대중의 반응)에 무지했던 것 같다. 계속 새로운 걸 찾고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 지나고 보니 팬들은 그런 내 부분이 조금 서운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고 밝혔다.

'댓글부대'는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등이 출연했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