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뺏어오고 싶다."
'레전드' 등극을 앞둔 타자, 그는 왜 다른 타자가 아닌 투수의 능력을 가져오고 싶다고 했을까.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시즌 KBO리그 미디어데이. 선수들에게 "다른 선수가 가진 걸 뺏어올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이 나왔다.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은 "나는 구자욱(삼성) 형의 키와 컨택트 능력을 가져오고 싶다"고 말했다. 잘생긴 구자욱의 외모는 필요 없느냐는 말에 "외모는 야구하는 데 필요없다"고 말했다.
손아섭에게 마이크가 넘어갔다. 손아섭은 갑자기 옆에 앉아있던 고영표(KT)를 지목했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 타율, 최다안타 타이틀을 딴 베테랑 타자다. 프로 통산 안타수만 2416개다. 올해 안에 박용택이 보유한 2504안타를 깰 확률이 매우 높다. 살아있는 전설 반열에 올라가는 것이다. 손아섭은 올시즌 목표로 200안타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많은 사람이 해보지 못한 기록에 도전을 해야,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고영표라. 손아섭은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뺏어오고 싶다"고 했다. 고영표는 리그 최고 잠수함으로 직구-체인지업 투피치로 타자를 요리한다. 그의 명품 체인지업은 5년 107억원이라는 엄청난 비FA 다년계약을 만들어줬다.
그런데 왜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얘기한 걸까. 손아섭은 "그러면 나도 한국 최초 이도류가 될 수 있다. 투수, 타자 다 같이 하고 싶다. 나는 야구 욕심이 많다"며 웃었다.
안그래도 이번 '서울시리즈'에서 이도류의 신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한국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렀다. 그렇다면 한국 야구 현실에서 오타니와 같은 선수가 나올 수 있을가. 손아섭은 "이도류가 되려면 투수로 던지지 않는 날은 고정으로 지명타자로 들어가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타니처럼 정말 확실하게 성적을 낼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말하며 "감독님의 성향이 중요할 것 같다. 감독이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분위기라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오타니와 같은 이도류 선수가 나올 수 있다"고 진지하게 답했다.
옆에 있던 김주원도 어깨가 매우 강한 유격수다. 중학교 때까지는 투수를 했다고 한다. 김주원은 "고등학교 감독님께서 투-타 겸업을 싫어하셨다. 그래서 나는 타자를 선택했다. 투수보다 오래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야수가 끌렸다"고 말했다.
소공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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