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연이틀 불안했던 불펜. KBO리그 세이브왕에게도 기회는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은 20일 서울시리즈 로스터 26명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고우석이 없었다.
'서울시리즈'였던 만큼 더욱 충격적인 결과. 샌디에이고는 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를 총 31명의 선수가 왔다. 5명의 선수가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고우석은 2017년 LG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개인 통산 139세이브를 거뒀다. 특히 2022년에는 42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왕에 오르기도 했다.
고우석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에 계약했다. 큰 금액이 아닌 만큼, 확실하게 자리를 보장받기 어려웠던 입장. 설상가상으로 시범경기에서도 모습이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 5경기에서 4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결정타는 지난 18일 고척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스페셜 매치. '친정'을 만난 고우석은 이재원에게 홈런을 맞는 등 1이닝 동안 2안타 2실점을 했다.
샌디에이고도 결국 고우석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실트 감독은 "고우석을 서울시리즈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건 어려운 결정"이라며 "불펜 투구를 보면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아직 빌드업이 충분히 되지 않았다고 봤다. 앞으로 시즌이 이어지면 우리 팀에 많이 기여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실트 감독은 "계속해서 열심히 하라고 했다. 나와 투수코치 등 스태프가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적응이 필요할 거라고 이야기했다. 개선할 점이 있다. 투구 훈련을 하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올린다면 경기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고우석은 일단 더블A에서 몸을 만든다. 트리플A가 워낙 타고투저인 만큼, 부담을 덜어준 결정이었다.
비록 서울시리즈에 등판은 하지 못했지만, 고우석에게도 기회는 분명히 있을 전망이다. 특히 샌디에이고는 서울시리즈 두 경기에서 불펜이 모두 흔들렸다.
20일 첫 경기에서는 8회에만 4점을 주면서 진땀을 뺐다.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글러브가 구멍이 나는 불운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완벽하게 이닝을 틀어막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1일에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선발투수 조 머스그로브가 2⅔이닝 5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톰 코스그로브(⅓이닝 1실점)-킹(3⅓이닝 3실점)-마쓰이 유키(⅔이닝 무실점)-스티븐 콜렉(⅔이닝 2실점)-루이스 수아레즈(1⅓이닝 무실점)가 차례로 올라왔다. 시즌 초반인데다가 낯선 한국에서 경기를 치른 면도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이 이어진다면 고우석에도 기회는 올 전망이다.
고우석 역시 아직 100%의 모습이 아님을 이야기했다. 마이너리그행이 결정된 뒤 고우석은 "예상 못하고 도전을 한 것도 아니고 아쉽긴 하지만 잘 준비해서 잘 올라오려고 한다"라며 "모든 부분이 부족해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