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수치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의 파산 신청 건수는 288건으로, 지난해 동기의 205건 대비해 40.5% 늘어났다. 파산 신청을 한 법인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법인의 파산 신청 수치는 지난 2021년 955건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계속되던 2022년 1004건으로 조금 늘었다가 지난해는 1657건으로 급증했다. 10년 전에 비해 3.6배에 이르는 것으로, 팬데믹 여파를 벗어나야 하는 상황에서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복합적인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평균 5.28%로 2022년 10월부터 16개월 연속 5%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2.9%에서 2022년 1월 3.52%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 1월 5.67%로 급등했고 이는 1년간 큰 변동 없이 이어지면서 대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중이다.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006조 2000억원으로 지난해 11월 말(1003조 8000억원)의 종전 기록을 갈아치운 상황이다.
이처럼 고금리가 유지되는데다 고물가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파산에 직면할 중소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
소상공인이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을 통해 폐업 사유로 받은 공제금도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란우산은 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제도로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규모가 최대로 늘어난 것은 한계 상황에 몰린 소상공인이 증가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월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31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3.5% 늘었다. 지급 건수는 2만 4253건으로 역시 16.4% 증가했다.
지난해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전년 대비 30.1% 증가한 1조 26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고 지급 건수는 20.7% 늘어난 11만 15건으로 10만건을 처음 웃돌았다.
2017년 5만2000건이던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건수는 2018년 7만2000건, 2019년 7만5000건, 2020년 8만2000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21년 9만5000건으로 늘었다가 2022년 9만1000건으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2만건 가까이 급증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도 2017년 3700억원에서 2018년 5500억원, 2019년 6100억원, 2020년 7300억원, 2021년 9000억원, 2022년 97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소상공인에게는 퇴직금 성격의 자금으로 은행의 대출 연체나 국세 체납 시에도 압류 대상이 되지 않는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가급적 깨지 않는 편인데, 지급 규모가 늘어난 것은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경영 부담이 가중되며 폐업한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양 의원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와 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내수 부진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가 갈수록 극심한 상황"이라며 "내수 회복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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