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의 가격이 소비자들의 제품 만족도를 결정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역시 '가성비'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3년 가공식품 소비자 태도 조사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10월 식품 구입을 주로 하는 주부 등 전국 2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지출액 규모가 큰 가공식품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6점으로 전년(3.9점)보다 하락했다.
이 가운데 가장 점수가 낮았던 요소는 단연 가격이었다. 가격은 전체 5점 가운데 3.3점으로 꼴찌에 그쳤다. 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2020년 3.6점에서 2021년 3.5점, 2022년 3.4점 등 매년 0.1점씩 지속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의 체감도를 보여주고 있다.
가공식품 만족도에선 편리성이 3.9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양성(3.8점), 맛(3.7점), 안전성(3.5점), 영양(3.5점) 등이 뒤를 이었다. 식품사들이 1인 가구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선보이면서 편리성에 대한 점수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장바구니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가공식품으로는 면류(25.5%), 유가공품(14.4%), 주류(5.8%), 간편식(5.7%) 등 순으로 꼽혔다. 물가 부담에 가공식품 구입 주기도 대체로 길어졌다.
지난해 가공식품 구입 주기는 주 1회가 40.6%로 가장 많고 이어 2주 1회(26.7%), 주 2∼3회(23.9%), 월 1회(6.5%), 월 1회 미만(1.2%), 매일(1.0%) 등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주 1회(41.7%→40.6%), 주 2∼3회(25.3%→23.9%) 비중은 줄고, 2주 1회(25.0%→26.7%) 비중은 늘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 1회 수치의 경우 2020년 50.2%에서 지난해 40.6%로 대폭 줄었다. 높아진 가격과 1인 가구의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가공식품 구입할 때 고려하는 기준은 만족도 순위와는 달랐다. 맛이라는 응답이 27.4%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격(19.6%), 품질(16.5%), 안전성(11.0%), 신선도(9.5%), 영양(7.1%), 구입 편리성(4.8%), 조리 편리성(4.0%) 등 순이었다. 기준을 맛이라고 꼽은 응답자 비중은 전년보다 2.0% 높아졌으나 가격을 선택한 응답자 비중은 4.6% 낮아졌다. 가격은 지난 2020년 17.0% 수준에서 2021년 21.4%, 2022년 24.2% 등으로 높아졌다가 지난해 낮아졌지만 맛에 이은 두번째 고려 기준이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0년 1.4%에서 2021년 2.1%로 소폭 높아졌다가 2022년 7.8%로 치솟았고 지난해 상승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6.8%로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 가공식품 주 구입처는 대형마트가 36.9%로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동네 슈퍼마켓(25.4%),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중소형 슈퍼마켓(15.7%), 온라인 쇼핑몰(12.6%) 등 순이었다.
한편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식품사들이 올리브유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CJ제일제당, 샘표는 이달 초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각각 30% 이상 인상했다. 사조해표도 16일부터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평균 30%대로 인상하고, 동원F&B 역시 이달 중 올리브유 가격을 약 30% 올릴 예정이다.
국제 올리브유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의 2년간 이어진 가뭄이 꼽힌다. 이로 인해 전세계 올리브유 절반을 차지하는 스페인산 올리브유는 가격이 1년 새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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