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안세영(22·삼성생명)이 파리올림픽 리허설 1차 무대에서 금메달로 청신호를 밝혔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싱가포르오픈(슈퍼 750) 여자단식 결승서 라이벌 천위페이(중국·세계 2위)를 2대1(21-19, 16-21, 21-12)로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안세영이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지난 3월 10일 프랑스오픈 이후 3개월 만이다. 말레이시아오픈(1월)을 포함해 올 시즌 세 번째 금메달이다.
한국 배드민턴대표팀은 이번 싱가포르오픈에 이어 9일까지 연달아 열리는 인도네시아오픈 등 2개 국제대회를 다가오는 2024년 파리올림픽의 최종 리허설로 삼고 있다. 파리올림픽 개막 이전 마지막으로 열리는 상위급 국제대회이기 때문에 부상 중인 김가은을 제외하고 안세영, 서승재(삼성생명) 등 올림픽에 출전할 정예 멤버들을 데리고 갔다.
하지만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 성적보다 실전 컨디션을 점검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출전했다. 그동안 부상으로 기복이 심했기 때문이다.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얻은 부상(오른 무릎 슬개건 파열)에서 회복한 이후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첫 우승을 했다가 이어진 인도오픈 8강전서 허벅지 근육 부상이 겹쳐 기권했다.
이를 시작으로 고난의 연속이었다. 3월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했지만 곧 이어진 전영오픈서는 체력 난조로 준결승에서 패배했고, 4월 아시아개인선수권서는 8강 탈락으로 악화됐다. 지난달 5일 폐막한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에선 급성 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8강전 이후 아예 출전하지도 못했다. 결국 여자대표팀은 인도네시아에 패해 최종 3위로 마감했다.
부상 회복에 집중하느라 체력훈련이 부족한 까닭에 경기력이 들쭉날쭉해지자 대표팀은 올림픽 전까지 안세영의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전념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추가 부상을 경계하며 출전한 대회였지만 '셔틀콕 여제'의 승부 본능은 여전히 매서웠다.
1게임을 먼저 잡았다가 2게임을 내준 안세영은 3게임에서 초반 포인트를 주고 받은 뒤 서서히 점수 차를 벌려 8-4까지 달아나더니 승기를 잡았다. 이어 안세영은 9-6에서 연속 4득점에 성공하는 등 기세를 고조시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천위페이가 추격전을 벌이려고 했지만 능란한 경기 운영의 안세영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체력에서도 우위를 보이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일찌감치 20-10까지 달아난 안세영은 더 두려울 게 없었다.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천위페이와의 상대전적에서 8승11패를 기록했다. 더구나 천위페이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안세영이 무릎 부상 투혼을 할 때 결승 상대였다. 항저우 투혼 이후 그해 11월 일본오픈 준결승에서 천위페이를 다시 만나 1대2로 패했지만 이번 결승에서 다시 승리하며 천위페이의 천적임을 입증했다.
안세영은 경기 후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노력한 만큼 보여드릴 수 있어 행복하고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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