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현대 야구에서는 보기 드문 진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한 시즌 400루타다.
저지는 17일(이하 한국시각)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26호 홈런을 터뜨렸다.
1회초 첫 타석에서 보스턴 우완 선발 커터 크로포드의 2구째 86.8마일 한복판 커터를 끌어당겨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왼쪽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발사각이 무려 45도였다. 114.2마일의 속도로 높이 날아간 타구는 37피트(11.3m) 높이의 '그린 몬스터' 위 관중석 너머 비거리 380피트짜리 지점에 꽂혔다.
저지는 홈런을 확인한 뒤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제스처와 표정을 취하며 베이스를 돌았다. 저지가 홈런을 터뜨린 것은 지난 1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이후 닷새 만이다. 6월 들어서는 6번째 홈런.
이 홈런으로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린 저지는 타율 0.299(264타수 79안타), 26홈런, 64타점, 56득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을 비롯해 볼넷(57), 장타율(0.686), OPS(1.111), 장타(49), 루타(181) 등 7개 부문 전체 1위를 유지했다.
홈런 부문서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거너 헨더슨과의 격차 4개를 유지했다. 헨더슨은 같은 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1회말 시즌 22호 솔로포를 쳤다. 저지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56~57홈런을 칠 수 있다.
그러나 대포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지난달 6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이후 이날까지 팀의 39경기에서 20홈런을 몰아친 페이스를 적용하면 무려 71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어디까지나 단순 셈법이기는 하나, 62개를 때린 2022년 여름 분위기가 읽힌다.
홈런왕 탈환 여부 못지 않게 주목해야 할 부문이 바로 루타다. 저지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396루타를 기록할 수 있다.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2022년의 391루타를 넘어 400루타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역대 한 시즌 400루타 기록은 29차례 나왔다. 베이브 루스가 1921년 올린 457루타가 최고 기록이다. 2000년 이후 최다 루타는 2001년 새미 소사가 마크한 425루타다. '스테로이드 시대'의 절정이었던 그 해 400루타는 소사 말고도 배리 본즈(411), 루이스 곤잘레스(419), 토드 헬튼(402)도 달성했다.
하지만 2001년 이후 작년까지 22년 동안 해당 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이후 400루타에 근접했던 선수는 2022년 저지를 비롯해 2017년 콜로라도 로키스 찰리 블랙몬(387), 작년 40홈런-70도루 대기록을 세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383), 2003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앨버트 푸홀스(394) 정도다.
저지가 400루타 고지에 도달하려면 건강하게 풀타임을 뛰어야 함은 물론이다. 2022년 못지 않은 장타력도 뿜어내야 한다. 3할대 타율도 필수적이다. 지금 저지의 타격 컨디션이라면 불가능한 기록도 아니다. 저지는 이날 현재 평균 타구속도(96.7), 하드히트 비율(62.5%), 타석 대비 배럴 비율(15.6%) 모두 전체 1위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165루타), 캔자스시티 로열스 바비 윗 주니어(162루타), 헨더슨(161루타)도 이 부문 강자들이지만, 저지의 '파워'를 넘어서기는 어렵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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