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공격을 잘 하는 팀은 경기에서 이기고, 수비를 잘 하는 팀은 리그에서 우승한다.' 축구계의 오래된 격언이다. 장기 시즌 체제에서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수비가 폭발적인 공격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올해 유병훈 감독 체제로 시즌에 돌입한 FC안양은 이러한 격언을 실천에 옮기는 팀 중 하나다. 안양은 22일 현재, '하나은행 K리그2 2024' 21경기에서 13승4무4패 승점 43점을 따내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1일 김포 원정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면서 2위 전남(38점·21경기)을 승점 5점차로 따돌리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비결은 '밸런스'다. 안양은 팀 득점 공동 4위에 해당하는 32골을 넣고, 최소실점 공동 2위에 해당하는 단 20골만을 허용하는 탄탄한 전력을 뽐내고 있다. 경기당 평균 약 1.52골을 넣고, 약 0.95골을 내줬다. 득실차는 K리그2 13팀 중 가장 높은 12골이다.
지난 시즌엔 실점이 리그에서 5번째로 많은 51골을 내줬다. 불안한 수비 때문에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기억이 있다. 이우형 현 안양 테크니컬 디렉터가 감독으로 재직하던 시절 수석코치를 지낸 유 감독은 우선적으로 수비 안정화에 힘썼다. 경남에서 센터백 김영찬, 전남에서 골키퍼 김다솔, 북한 국가대표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리영직 등 수비 자원을 대거 영입했다. 현재까진 유 감독의 아이디어가 통하는 모습이다.
안양은 팀내 최다득점자가 5골을 넣은 미드필더 마테우스일 정도로 브루노 실바(이랜드·10골), 모따(천안시티·10골), 김종민(전남·9골)과 같은 확실한 킬러를 보유하지 못한 팀이다. 수비수부터 공격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들이 득점에 가담하고 있다. 부족한 화력은 탄탄한 수비로 극복하고 있다. 안양은 현재 가장 많은 10번의 '클린시트(무실점)'를 기록 중이다. 이미 지난 시즌 자체 무실점 경기수인 8경기를 넘어섰다. 베테랑 센터백 듀오 이창용 김영찬, 터프한 수비형 미드필더 듀오 김정현 리영직, 수문장 김다솔이 중심이 된 뒷문은 리그에서 가장 단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개그맨 이경규 사위 김영찬은 시즌 초 부상으로 두 달 넘게 결장한 뒤 돌아와 수비진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김영찬이 출전한 3경기 경남전(0대0), 천안시티전(3대0), 김포전(1대0)에서 팀은 모두 무실점 행진했다. 김영찬은 김포전에서 팀내 최다인 4개의 블록, 2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했다. 패스성공률(98.1%)도 가장 높았다. 수비에 집중하면서 빌드업에 힘썼다는 의미다.
안양의 행보는 2022시즌 K리그1 1위를 차지하며 다이렉트 승격한 이정효 감독의 광주와 퍽 닮았다. 당시 광주는 단 4패, 골득실차 36골을 기록하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1부로 올라섰다. 안양은 지난 14일 부산과 홈경기에서 0대2로 패하며 흔들리는가 싶었지만, 김포전 승리로 다시 분위기를 바꿨다. 지난 5월 전남전(2대3), 6월 성남전(1대3) 대패 직후에도 승리를 통해 선두권을 유지했다. 올 시즌 연패가 없는 팀은 안양, 부천, 충남아산 3팀 뿐이다. 안양은 이대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팬들의 염원인 최초의 1부 승격을 이룰 수 있을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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