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황)영묵이 같은 선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 9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고민이 될 수 있는 상황 하나를 만났다.
4-5로 지고 있던 7회말. 한화는 만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황영묵. 앞선 세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면서 좋은 타격감은 아니었다. 대타가 고민될 수 있는 순간. 김 감독은 황영묵을 믿었다. 결과는 2타점 적시타. 좌익수 오른쪽 방면으로 안타가 됐고, 2,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분위기가 한화로 넘어온 순간. 한화는 8회말 한 점을 더하면서 7대5로 승리했다.
11일 대전 키움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황영묵 이야기에 "황영묵이 그 전까지 2루수로 나가면서 경기를 잘했다. 2루에 안치홍, 유격수에 하주석을 쓰면서 몇 경기 나가지 못하면서 감을 잃었다. 야구는 투수와 타자, 감독도 모두 감이 있어야 한다. 일주일에 거의 5경기를 나갔던 선수였는데 몇 경기 못 나가니 타격감이 떨어졌을 거다. 그런데 신인으로 입단했지만, 타격에 재능이 있다고 봤다. 지금까지도 잘해줬으니 믿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팀을 위해서 경기에 못 나오고 있지만, 또 나가면 가장 플레이를 열심히 한다. 마침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맞아 떨어지면서 안타를 쳤다"고 이야기했다.
황영묵은 충훈고를 졸업한 뒤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후 독립야구단에서 뛰었던 그는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나오면서 두각을 나타냈고, 결국 2024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3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게 됐다.
어렵게 입은 프로 유니폼. 황영묵은 매사 진지하고 그라운드에서는 남다른 절실함을 보여주곤 했다.
김 감독도 이런 황영묵의 자세를 높게 샀다. 김 감독은 "매 경기 승리할 수는 없다. 그래도 영묵이와 같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지더라도 팬들이 욕을 하면서 돌아가지는 않는다. 내가 바라는 야구"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10일 키움전에서 땅볼 뒤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황영묵의 남다른 간절함을 보여줬던 순간.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그냥 뛸 때보다 늦기도 하고, 무엇보다 부상 위험이 있어서 권장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선수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고 싶다는 마음에 몸을 날리곤 한다.
김 감독은 "순간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부상 때문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지 말라고 하지만, 1안타의 귀중함을 선수들이 메시지로 느꼈으면 좋겠다"라며 "영묵이와 같은 플레이는 팀에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저런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고,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황영묵은 11일 경기에도 7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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