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자리로 올라간다는 것만 생각한다.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에너자이저' 홍원진(24·수원 삼성)이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는 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충북청주를 떠나 수원의 유니폼을 입었다. 수원에서 벌써 7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이적 전) 변성환 감독님께 연락을 받았다. '한 번 같이 해봤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 다른 팀 얘기가 많았다. 감독님께서 연락을 주셨고, 나도 감독님의 축구를 배워보고 싶었다. 그리고 수원이란 명문 팀이니까 오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 입장에서 홍원진 영입은 '좋은 선택'이었다. 홍원진은 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오가며 맹활약하고 있다. 변 감독은 이를 두고 이른바 '홍원진 시프트'라고 칭했다. 홍원진은 기본적으론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다. 하지만 18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를 앞두곤 깜짝 변화가 있었다. 홍원진이 상황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는 전술이었다.
경기 뒤 변성환 감독은 "수비할 때는 (홍원진이) 오른쪽으로 빠져서 파이브 백을 만들었다. 1대1 싸움을 할 생각이었다. 반대로 우리가 볼을 소유했을 때는 홍원진이 원래 자리로 가서 포백을 하려고 했다. 우리의 전략대로 잘 맞아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며 칭찬했다.
홍원진은 "처음에는 우리가 하던대로 4-4-2, 4-3-3 이런 형태로 나가다가 밖에서 신호를 주면 스리백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나는 수비형 미드필더도 볼 수 있지만, 센터백도 자신 있다. 본 적도 있다. 큰 부담감은 없이 바뀌었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내 역할만 충실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를 하면서 경기 중에 이렇게 많이 벤치를 왔다갔다 한 적이 없다. 전반에는 포백으로 했고, 라커룸에서 스리백으로 할 거라고 말씀 주셨다. 스리백을 보다가 공격하면 포백으로 바꿔서 미드필더로 올라간다는 지시였다. 소통이 잘 되지 않았다. 밖에서 전달을 해도 선수들도 몰랐던 부분이다. 선생님들이 답답하니까 우리를 불러서 갈 때마다 지시대로 했다"며 웃었다.
홍원진은 지난 6월말 수원에 합류했다. 새 유니폼을 입은 지 아직 두 달이 되지 않았다. 그의 적응을 돕는 것은 단연 변 감독의 존재다. 홍원진은 "(이전에) 감독님과 전혀 연은 없었다. 감독님은 카리스마 넘치신다. 무서우면서도 친근하게 잘 해주신다. 약간 '단짠단짠' 느낌이다. 내가 알기로 감독님은 스리백을 잘 사용하지 않으신다. 하지만 전남전을 준비하다 갑자기 스리백을 쓸 수도 있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내 축구를 버리고 승리를 위해 포지션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의 상승세는 무섭다. 지난 6월 2일 부산 아이파크전(1대1 무) 이후 무려 11경기 무패다. 수원(승점 40)은 2위 전남(승점 42)를 승점 2점차로 따라붙었다. 한 경기 덜 치른 1위 FC안양(승점 46)까지 바짝 추격 중이다.
홍원진은 "내가 온 뒤에 (우리 팀이) 무패라는 점에 감사하다. 한 마음 한 뜻으로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 수원은 원래 K리그2에 있는 팀이 아니다. 승격해서 원래 제자리로 올라간다는 것만 생각하고 순위 생각 없이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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