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호재로 2배 수익 난다'며 땅 쪼개팔아
평택·용인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앞세운 기획부동산 사기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정부가 올해 총선을 전후로 지역개발 공약을 활용한 사기가 우려돼 기획부동산 집중신고를 받았더니 수년 전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사기 신고가 쏟아져 들어왔다.
기획부동산은 개발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몇 년이 지나서야 알고 사기당했다는 것을 아는 경우가 많다. '레고랜드 잔혹사'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올해 3월 27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한 '기획부동산 집중 신고 기간'에 131건의 불법행위 신고가 접수됐다.
기획부동산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처럼 개발이 어렵고, 맹지나 임야 등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땅을 개발 가능성이 큰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업자나 거래 형태를 가리킨다. '총선 이후 본격 개발돼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홍보하며 투자 가치가 없는 땅을 비싸게 파는 식이다.
보통 1천만∼5천만원 정도의 투자금에 맞춰 필지를 쪼개 팔기 때문에 다수의 소액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국토부가 접수한 기획부동산 신고의 28%(37건)가 춘천에 몰렸다.
신고 내용을 보면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레고랜드 개발 호재로 3∼5년 내 2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하며 춘천에서 활개를 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나중에야 매입한 땅이 자연녹지지역이라 개발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고, 또 다른 피해자는 레고랜드 호재로 2배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해 땅을 샀지만 2년 후 농지로 이용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했다.
레고랜드와 함께 철도 연장도 '재료'로 악용됐다.
신고자 대부분이 공유지분(쪼개기)으로 땅을 비싸게 샀다. 한 피해자는 '단독 소유로 매수하는 것으로 알았지만 나중에 공유 지분인 걸 알았다'고 신고했다.
춘천 다음으로 신고가 많았던 곳은 충남 당진(13건)이며 경기 평택(9건), 화성(8건) 용인 처인구(6건)가 뒤를 이었다.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당진에서는 서해선 철도 개통과 도로 확장을 앞세웠다.
평택에서는 평택지제역 개발과 반도체 클러스터를, 용인 처인구에서 역시 반도체 클러스터를 활용해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획부동산의 경우 땅을 산 지 몇 년이 지나서야 개발이 안 되는 것을 확인하고 사기라는 것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총선을 계기로 기획부동산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했지만, 레고랜드 같은 몇 년 전 사기 신고가 다수 들어온 이유"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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