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다. 관료 출신인 임 회장은 국회의 부름에 겸허하게 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이 증인대에 직접 서게 된다면 주요 금융그룹 회장 중에서는 첫 사례가 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오는 1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무위 여야 간사는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에 부당한 대출을 해준 경위를 묻기 위해 임 회장을 증인 명단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장과 금융위원장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으로 국감 경험이 많은 임 회장은 주요 금융그룹 회장 중 처음으로 국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임 회장은 지난 2011~2013년 국무총리실장을,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임 회장은 국감 출석을 피하지 않고, 정무위원들의 질의에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정무위에서는 임 회장에게 취임전에 있었던 부당 대출이 이뤄진 과정과 취임 후에 이를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이유 등을 핵심 쟁점으로 다룰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금융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동양·ABL생명 인수 건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감독원도 이날부터 우리금융그룹 정기검사에 착수했다.
횡령, 부당대출 등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한 만큼 여신절차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내부통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동양·ABL생명 인수와 관련해 리스크를 제대로 따져봤는지도 점검한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과 함께 조병규 현 우리은행장이 이번 부당대출 사태와 연루돼 국감 증인석에 나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조 행장은 이번 증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무위에서는 손 전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회장은 오는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임 회장은 사안이 중대한 만큼 오는 21~2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앞서 대부분의 금융그룹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모두 불출석한 바 있어 이번에도 출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에는 윤종규 당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010년에는 라응찬 당시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각각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이들 모두 불출석했다.
한편,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출석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환노위원들은 KB국민은행 비정규직 콜센터 직원 처우 등 노동 현안에 대해 질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오는 10일 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농협 지배구조와 금융사고 등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오는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도 기관 증인으로 출석한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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