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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전반 요르단 홈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 주눅이 들었는지 쉽게 활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전반 38분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는데 성공했다. 이재성의 헤더를 어시스트한 설영우(츠르베나즈베즈다)는 "홍명보 감독이 높이 올라가서 크로스를 자주 올릴 것을 주문했다. 나는 잘 알다시피 크로스가 좋은 선수도 아니고, 선호하지도 않지만, 박스 안에서 선수들이 잘 준비했기 때문에 골로 연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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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로 가는 길은 언제나 쉽지 않다. 이날 왼쪽 공격수인 황희찬(울버햄턴)과 엄지성(스완지시티)이 전반과 후반 줄줄이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겪었다.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이번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명의 주요 대체자마저 활용할 수 없는 환경에 놓였다. 홍 감독은 예기치 못한 변수에 능숙하게 대처했다. '왼쪽 공격수 3옵션'인 배준호(스토크시티)와 더불어 과감한 플레이가 주특기인 공격수 오현규(헹크)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꾀했고, 이 용병술은 적중했다. 두 차례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발끝을 예열한 오현규는 후반 23분 골문 구석을 찌르는 오른발 슈팅으로 팀에 귀중한 추가골을 안겼다. A매치 12번째 경기에서 기록한 마수걸이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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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의 런던 동메달 신화의 뒷받침이 된 '원팀 정신'도 돋보였다. 경기장과 라커룸에서 절대적인 존재인 손흥민의 커다란 공백은 단단한 조직력으로 극복했다. 설영우는 "(손)흥민이형의 영향력은 크지만, 흥민이형이 빠진다고 우리팀이 약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손흥민이 빠졌기 때문에)선수들이 더 잘 준비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힌 이재성은 "손흥민을 대신한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내가 팀을 이끌기보단 팀원들끼리 잘 이야기해서 한 팀으로 잘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원팀'에는 당연히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도 포함된다. 조현우는 "유튜브에서 말하는 내용은 모른다. 대표팀 내부적으론 (감독에 대한)신뢰가 있다, 카리스마가 있는 분이라서 선수들이 잘 따라가고 있다. 이대로 계속 좋은 경기를 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날 기술지역에서 평소보다 많은 움직임과 제스쳐로 팀을 적극적으로 지휘했다. 손흥민은 경기 전 잊지 않고 선수들에게 '승리 기원 메시지'를 보내 용기를 북돋웠다. 한국 축구는 클린스만 시절의 '잃어버린 1년'과 대한축구협회의 촌극 행정이 빚어낸 5개월간의 감독 공백 사태를 딛고 조금씩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암만(요르단)=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