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뉴욕 양키스는 불과 500만달러(약 71억6500만원) 차이로 진 게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9일(이하 한국시각) 사상 초유의 계약이 나왔다. 북미의 전 프로스포츠, 나아가 전세계 프로스포츠 역사를 바꾼 초대형 계약. 바로 뉴욕 메츠가 FA(자유계약)로 풀린 후안 소토와 15년-7억6500만달러(약 1조959억원)에 계약한 사건이다.
MLB닷컴과 ESPN 등은 일제히 메츠와 소토의 초대형 계약에 관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소토의 평균연봉(AAV)는 5100만달러이며 에스컬레이터 조항이 붙어 총액은 8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소토는 7500만달러의 사이닝 보너스와 함께 5년이 지나면 옵트아웃 권리가 생긴다. 대신 메츠 구단이 5년 뒤 AAV를 5500만달러로 늘리면 소토가 지닌 옵트아웃 권리를 소멸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소토의 15년 계약 총액은 8억5000만달러(약 1조2178억원)가 되고, AAV는 5336만달러(약 764억5000만원)가 된다.
메츠가 소토를 잡기 위해 경쟁 구단들을 압도할 정도의 엄청난 금액을 베팅한 결과다. 소토를 잡기 위해 원 소속팀 뉴욕 양키스를 필두로 LA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이 뛰어들었다. 그러나 스티브 코헨 메츠 구단주가 경쟁 구단들의 기를 꺾어버릴 정도의 제안을 보내 소토와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사인을 받아냈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있다. 양키스가 불과 500만달러 차이로 소토를 잡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MLB닷컴과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양키스는 16년-7억6000만달러를 제시해 입찰 2위를 기록했다. 메츠의 제안 조건보다 기간이 1년 길지만, 총액은 겨우 500만달러 적었을 뿐이다.
하지만 소토는 양키스가 아닌 메츠를 택했다. 당연한 선택이다. 계약 기간이 1년 적어도 500만 달러를 더 주는 메츠의 조건이 매력적이다.
그런데 알고보면 메츠와 양키스가 제시한 조건의 실질적 차이는 500만달러가 아닌 거의 1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CBS스포츠의 매트 스나이더 기자는 '양키스가 불과 500만달러 차이로 소토를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내용은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자세한 내용을 설명했다 .
언뜻 보기에는 500만달러 차이처럼 보이지만, 계약 내용을 감안해 실질 차이를 계산해보면 훨씬 더 많은 차이가 난다는 것. 스나이더 기자는 "우선 양키스가 메츠 수준의 사이닝 보너스를 포함했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소토에게는 일시불로 받는 7500만달러의 사이닝보너스가 엄청나게 매력적인 조건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키스가 제시한 16년 기간은 소토에게 시즌당 평균연봉이 줄어든다 의미다. 게다가 메츠는 에스컬레이터 조항도 넣었다. 소토는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에 15년 동안 좋은 성적을 내면서 어떠한 인센티브라도 다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소토는 15년 동안 메츠로부터 최소 8억달러를 받고, 양키스로부터는 16년 동안 7억6000만달러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설명을 단순 계산해보면 소토는 메츠에서 15년간 5333만달러의 평균연봉을 받는다. 양키스에서는 평균연봉이 4750만달러로 확 줄어든다. 만약 소토가 메츠의 평균 연봉 조건대로 16년간 받는다고 보면 양키스와 계약할 때보다 거의 1억 달러를 더 벌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여러 세부 조항과 세월의 변수는 빠진 계산이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단순계산해보면 결국 양키스가 제시한 조건은 '겨우 500만달러' 차이가 아니라 거의 1억 달러 가까이 적은 규모였다. 소토와 보라스가 당연히 메츠의 조건을 택할 수 밖에 없던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