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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내 아기들을 데려가 줘서 신께 감사합니다. 여기선 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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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코발트를 채굴하며 작은 오두막에서 홀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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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실이 유산을 차라리 다행이라 한 이유는 콩고민주공화국 광산지대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이 신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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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을 무릅쓰고 그렇게 고생하며 일해도 온 가족이 손에 쥐는 돈은 하루 1~2달러가량. 간신히 입에 풀칠할 정도의 금액이다. 이 때문에 한 달에 5~6달러나 하는 초등학교 수업료를 내줄 형편의 가정은 이 지역에 거의 없다. 그렇게 가난은 대물림된다.
그러나 콩고민주공화국이 그렇게 어렵게 살만한 나라는 아니라고 영국 노팅엄대 싯다르트 카라 교수는 지적한다. 보유한 자원이 엄청나다는 점에서다.
카라 교수가 쓴 신간 '코발트 레드'(에코리브르)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에는 다이아몬드와 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산업용 구리, 주석, 아연, 은, 니켈, 텅스텐, 고무가 넘쳐난다. 조각품에 쓰이는 코끼리 상아, 피아노 건반, 십자가상, 틀니, 팜유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전기차와 휴대전화 배터리의 주원료인 코발트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코발트가 풍부해 주목받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공급량의 72%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됐다.
아이러니는 이처럼 풍부한 자원에 있다. 저자는 "어떤 나라도 콩고만큼 다양하고 풍요로운 자원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면서 동시에 "지구상 어떤 나라도 콩고만큼 악랄하게 착취당하지 않았다"고 꼬집는다.
저자에 따르면 벨기에 왕 레오폴트 2세(1835~1909)는 식민지 콩고에서 상아와 구리 등 수많은 자원을 수탈했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노동착취와 고문, 살인이 벌어졌다. 레오폴드 통치 기간, 콩고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1천300만명이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죽었다.
1960년 독립 이후에도 콩고인의 비극은 멈추지 않았다. 수탈 주체만 벨기에에서 거대자본과 콩고 독재자들로 바뀌었을 뿐이다. 중국과 서구의 거대 자본과 콩고 독재자들이 결탁하면서 악랄한 노동착취는 계속됐다.
풍부한 자원은 거대 자본가들과 독재자들의 배만 불렸을 뿐이다. 상당수 국민은 가난과 질병에 시달렸다. 독성물질, 방사성물질 노출과 환경오염 탓에 사망하는 이는 콩고 광산지역에서만 연간 수천 명에 달했다.
사고도 잦았다. 2018년 10월 피지 지역에 있는 미시시 마을에선 탄광이 무너져 30명이 죽었고, 2019년 9월에는 코발트 채굴 현장인 카밀롬베에서 터널 붕괴로 성인 남성 63명과 소년이 생매장됐다.
"우리 아이들이 개처럼 죽어가고 있어요."
죽은 소년의 어머니 중 한명이 저자를 만나 한 말이다.
저자는 콩고민주공화국 국민들이 겪는 이 같은 고초는 구조적인 원인이 크다고 분석한다. 즉, 이권에 눈이 먼 정부 관계자들, 전방산업체인 광산업체, 후방산업체인 전기차 배터리회사들의 책임 떠넘기기 속에서 애먼 콩고 광산 노동자들만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광부들에게서 이익을 취하고 있지만, 공급망의 어느 누구도 이들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이곳에서 죽은 모든 이들은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중요한 건 전리품뿐이다."
조미현 옮김. 368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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