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구단 옵션의 딜레마.
메이저리그, 그것도 최고 명문팀이 입단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하지만 쉽지 않은 길이 예상된다. 잘해도 문제, 못해도 문제일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그래도 젊기에, 밝은 미래를 꿈꿔볼 수 있다.
김혜성이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다. 김혜성은 포스팅 마감 직전인 4일 새벽(한국시각) 다저스행을 공식화 했다. 계약 조건은 3+2년 최대 2200만달러. 3년 1250만달러 보장, 그리고 2년 옵션이 붙었다.
'대어급' 선수의 계약이 아니었다. 그래서 복잡하다.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3년 1250만달러 보장이다. 사이닝 보너스 100만달러에 올해 연봉 250만달러 그리고 2, 3년차 연봉이 각 375만달러다. 바이아웃이 있다. 150만달러가 책정됐다. 이는 다저스가 2년 옵션을 실행하지 않을 시, 위로금 개념으로 주는 돈이다.
2년 옵션이 실행되면, 바이아웃 금액은 사라진다. 그럼 3년 1100만달러 조건으로 보장 기간을 마치는 것이다. 대신 2년 동안 연봉 각각 500만달러씩에 타석수에 따른 50만달러씩의 추가 옵션이 따라붙는다. 2년 최대 1100만달러. 그렇게 2200만달러 계약이 완성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2년 옵션이다. KBO리그에서는 옵션 문화가 그렇게 보편화돼있지 않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너무나 흔한 일. 관건은 그 권한을 선수가 갖느냐, 구단이 갖느냐다.
보통 몸값이 높고, 인기가 많은 대어급 선수들은 협상에서 팀을 고를 수 있다. 그 선수를 유혹하려면, 선수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옵션을 설정할 때 선수 옵션을 넣어준다. 옵트아웃이라고 한다. 지난해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대표적. 총 6년이지만 4+2년이다. 4년 후 이정후가 다시 FA 시장으로 나갈지 고를 수 있다. 선수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그 즈음 성적이 안좋거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기존 설정한 2년 연장 계약을 실행하면 된다. 자신있으면 시장에 나가 더 큰 돈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김혜성은 주전 아닌 '유틸리티급' 선수로 평가받았다. 5개 구단 제안을 받기는 했지만, 고만고만한 조건들이었다. 이 정도 총액 규모로는 옵트아웃, 마이너 거부권 등 선수에게 유리한 조건들을 넣기 힘들었다. 김혜성도 3년 후 다저스에 선택권이 있다. 다저스가 김혜성이 마음에 들면 2년을 더 쓰는 것이고, 아니면 방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구단 옵션에 묶이게 되면, 잘해도 문제 못해도 문제다. 먼저 잘할 경우, 5년을 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몸값을 올리지 못하고 '헐값'에 계속 뛰어야 하는 운명이 된다. 김혜성의 능력치를 인정하는, 주전급으로 쓰고 싶은 팀이 생겨도 트레이드가 아니라면 계약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못하면 3년 만에 다저스 생활을 정리해야 하니 그 자체로 안타까운 일이 될 수 있다. 또 주전급으로 도약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약이 끝나버리면, 다른 팀 이적 가능성도 매우 낮아진다.
하지만 김혜성은 젊다. 이제 26세다. 5년이 지나도 30대 초반이다. 전성기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나이다. 다저스에서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 그 때 다시 'FA 대박'을 노려볼 수 있다.
만약 KBO리그에 유턴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최전성기를 구가할 나이다. 메이저리그 성공의 꿈을 이루지는 못할 수 있지만, 한국에 돌아올 때 엄청난 대접을 받으며 향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큰 '보험'을 갖고 새로운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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